[방송 프로그램 '포맷 전쟁']나가수ㆍ불후2ㆍ히든싱어… 글로벌 ‘명품’으로

입력 2013-09-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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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도전 골든벨’ 中 진출로 스타트… 원조 경연 ‘나는 가수다’ 11억 받고 미국行

‘아메리칸 아이돌’, ‘브리튼스 갓 탤런트’, ‘프로젝트 런웨이’ 등 글로벌 인기 포맷의 성공 사례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경영 수입의 다원화를 적극적으로 꾀하기 시작한 방송사업자들은 완성품 중심의 유통에서 벗어나 포맷 수출로 눈을 돌렸다. 방송사는 이제 가장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포맷 전쟁’ 시대에 접어들었다.

국내 방송사가 가장 처음 수출한 방송 포맷은 2003년 중국 CCTV에 판매된 KBS ‘도전 골든벨’이다. 이후 ‘미녀들의 수다’·‘비타민’·‘1박 2일’(이상 KBS), ‘강호동의 천생연분’·‘우리 결혼했어요’(이상 MBC), ‘반전드라마’·‘진실게임’(이상 SBS) 등이 중국, 베트남, 터키, 인도네시아 등 해외 각지로 수출됐다.

수출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포맷은 언어의 장벽이나 문화적 차이에 영향을 덜 받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엠넷), ‘K팝 스타’(SBS)나 노래 경연이 주가 되는 ‘나는 가수다’(MBC), ‘불후의 명곡’(KBS 2TV), ‘히든 싱어’(JTBC) 등이 포함된다.

CJ E&M이 소유한 음악 채널 엠넷의 간판 프로그램 ‘슈퍼스타K’는 지난달 7일 중국 호북위성TV를 통해 ‘슈퍼스타 차이나’로 첫 방송돼 평균 1.39%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중국 내 인기 콘텐츠는 시청률 1%선이 기준이다. 특히 ‘슈퍼스타 차이나’는 비슷한 시기 시작한 오디션 프로그램 ‘차이니즈 아이돌’과 ‘엑스팩터’의 첫 방송 시청률을 뛰어넘은 기록으로 눈길을 끌었다.

CJ E&M은 지난해 ‘슈퍼디바(tvN)’를 수출하며 중국 시장을 노크했다. ‘슈퍼스타K’ 관계자는 “‘슈퍼디바’가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한국형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져 ‘슈퍼스타K’ 수출로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하며 “아시아 정서에 맞게 스토리텔링에 집중해 참가자의 노래와 인생 스토리를 함께 보여준 형식이 중국에서도 통했다”고 성공 요인을 밝혔다.

‘히든싱어’는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최초로 해외에 포맷을 수출했다. 지난 5월 중국 콘텐츠 전문업체 한예문화에 판매돼 ‘히든싱어 차이나’란 이름으로 올해 중국 호남위성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터키에서도 ‘히든싱어’가 리메이크된다. 판매가는 지상파 수준인 약 1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JTBC는 가수와 모창 가수들이 장막 뒤에서 노래 대결을 펼치는 독창적 포맷이 각국 방송가의 주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원조 노래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는 2011년 중국과 미국에 수출됐다. 미국은 ‘나는 가수다’의 아이디어와 구성에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지불했다.

호남위성TV에서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방송된 중국판 ‘나는 가수다’는 중국 방송계는 물론 포털사이트와 음원사이트에 돌풍을 일으켰다. 경연에 나섰던 중국 가수들은 승패와 관계없이 3개월 사이 몸값이 10배 이상 폭등했다는 후문이다. 향후 두 차례에 걸쳐 더 방송될 예정(총 3시즌 계약)으로, 연출자 김영희 PD는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위해 여러 차례 현지를 방문, 제작 자문을 진행했다. 국내 포맷의 해외 수출 사례 중 가장 좋은 모델로 꼽힌다.

이후 호남위성TV는 ‘일밤’의 부활을 이끈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오는 10월 방송될 중국판 ‘아빠! 어디가?’는 한 자녀 정책으로 자녀가 귀한 중국 시청자들에게 환영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빠! 어디가?’ 관계자는 “현지 방송사 제작진이 ‘아빠! 어디가?’ 촬영 현장을 직접 찾아와 진행 과정을 견학했다”고 밝혔다.

국내 콘텐츠산업을 총괄 지원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검증된 방송프로그램의 포맷 수출이 지상파뿐 아니라 다양한 채널 사업자 사이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향후 국내 방송 포맷의 수출 형태는 과거 한류 스타에 치중된 예능 프로그램뿐 아니라 창의적 아이디어가 적용된 포맷 수출로 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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