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후죽순' 음악 페스티벌- 유혜은 문화부 기자

입력 2013-08-1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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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만큼이나 록 페스티벌의 계절도 제대로 무르익었다. 7월과 8월에 열리는 대형 록 페스티벌만 무려 5개, 이 중 2개는 올 들어 새로 시작한 신생 페스티벌이다. 봄·가을에 열리는 다양한 뮤직 페스티벌까지 더하면 4계절 중 겨울을 제외한 봄·여름·가을이 페스티벌 시즌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양적 확장만은 제대로 이뤄졌다.

하지만 음악팬들은 별로 달갑지 않다. 양적 확장이 곧 질적 확장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특히 라인업 분산은 음악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록 페스티벌 관객 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내한 라인업은 일본의 2대 록 페스티벌인 7월의 후지록페스티벌과 8월의 섬머소닉에 의지하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은 서구 아티스트들에게 ‘일본에 갈 때 들르는 나라’ 정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자본으로 무장한 신생 페스티벌조차 고액의 출연료를 지불하고 소위 ‘팔릴 만한 밴드’를 끌어오는 데 급급했다.

라인업 분산은 결국 관객 분산을 가져왔다. 페스티벌 티켓을 직접 구입하는 적극적인 관객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초대권은 암암리에 남발됐다. 흥행을 판가름하는 관객 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공연계도 울상이다. 너나 할 것 없이 페스티벌에 뛰어드는 통에 해외 아티스트들의 몸값만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페스티벌 난립에 출연료 적정가가 무너졌다”고 한탄했다. 인구 1억3000만 명인 일본에 굵직한 록 페스티벌이 2개인 것에 비해 인구 5000만의 우리는 무려 5개의 록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레드오션, 말 그대로 피를 흘리며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때의 붐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영화제들은 부실한 운영 상태를 지적받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행여나 록 페스티벌도 같은 전철을 밟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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