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부활을 꿈꾼다] 상장된 22개 중 10개만 합병 성공… 수익률은 고작 8%대

입력 2013-08-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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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 앞둔 스팩 1세대의 초라한 성적표… 2년6개월 이내 합병 못하면 상장폐지

비상장 우량기업의 주식시장 입성 기회를 넓히기 위해 2010년 3월 첫 시작을 끊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1세대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시작 당시 앞다퉈 1호 스팩 상장을 경쟁하면서 우량기업을 발굴해 조기 합병하겠다던 증권사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22개 스팩 가운데 12개는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이미 청산됐거나 청산절차를 밟고 있어 기대에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만 남기게 됐다.

◇우후죽순처럼 뛰어들어 절반 이상 청산 = 지난 2009년 12월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며 도입된 스팩은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며 1년 만에 22개가 신규 상장됐다.

2010년 신규 상장의 24%를 스팩이 차지할 정도로 스팩은 도입 초기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국내 1호 스팩인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은 2010년 2월 일반인 공모 청약 때 경쟁률이 87대 1에 이르고 청약 자금으로 1조1000억원이 몰렸다.

하지만 합병은 지지부진했고 결국 국내 1호 스팩인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이 지난해 10월 상장폐지됐다. 이후 미래에셋제1호스팩, 동양밸류오션스팩, 우리스팩 등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3년이 지난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합병에 성공한 스팩은 22개 중 6개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스팩은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는 실정이다. 스팩은 상장 후 2년 6개월 이내에 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을 통과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010년 스팩제도 시행 당시 300억~800억원 규모의 스팩을 상장시킨 증권사들은 대부분 합병 실패, 상장폐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며 “이에 증권사들은 더 규모가 작은 2세대 스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간 수익률은 고작 8% = 스팩은 합병에 실패할 경우 주주에게 투자 원금과 함께 운용 이자 수익 3년어치를 돌려줘야 한다. 스팩은 증권금융에 예치된 금액이 95% 이상이며, 예치금에는 연 3% 내외의 이자수익도 제공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공모가 5000원인 스팩을 4500원에 산 투자자는 스팩 청산 시 10%의 주가 차익과 이자를 받게 된다.

이미 청산이 완료된 스팩은 원금에 이자를 더해 투자자들에게 공모가 대비 최소 4.5%(세전 기준)에서 최대 8.8%의 분배금을 나눠줬다. 투자 기간이 약 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지 않은 수익률이다.

업계 관계자는 “3년에 8.8%의 수익률이라고 감안한다면 실질적으로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기록하지 않은 것”이라며 “상폐된다고 해서 투자금을 회수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성공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합병돼 상장한 2곳은 주가 반토막 = 그나마 상장된 스팩 2개의 주가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거래되는 6개 종목 중 3개 종목의 주가는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1년 8월 17일 HMC아이비제1호스팩과 흡수·합병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화신정공은 상장 이후 현재 공모가 2000원 대비 12.75% 하락한 1750원(2일 종가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상장 초 2400원대까지 올라간 바 있는 주가는 2년이 지난 지금 반토막 난 상태다.

지난 2012년 4월 신한스팩1호와 합병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서진오토모티브의 성적표는 더욱 초라하다. 공모가 5000원 대비 현재 주가는 48.5%나 급락했다. 같은 시기에 현대증권스팩1호와 합병해 상장한 삼기오토모티브는 그나마 최근 자동차업계의 훈풍에 힘입어 공모가 6000원을 소폭 상회하고 있다.

2011년 8월 26일 신영해피투모로우제1호스팩에 흡수·합병된 알톤스포츠는 고공행진을 지속하며 가장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모가가 1000원에 불과했던 알톤스포츠는 2년 만에 400%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

알톤스포츠의 주가 상승 원동력은 좋은 실적이다. 알톤스포츠는 지난 2012년 영업이익이 48억2739만원으로 전년 대비 80.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36억9194만원, 당기순이익은 33억8763만원으로 각각 31.13%, 199.58% 늘었다.

이 밖에 하이비젼시스템과 코리아에프티는 공모가 대비 각각 93%, 2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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