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채권괴담’ 현실화되나

입력 2013-07-2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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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형 CMA 열풍 속에 채권 평가손실 눈덩이

채권발 증권사 수익성 악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5월 ‘버냉키 쇼크’ 이후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한 게 실적악화의 주요원인이다.

‘채권 괴담’의 시발점은 지난 25일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올 1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한 HMC투자증권이다.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C투자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억2000만원. 작년 1분기 영업이익 55억5700만원과 비교하면 97.8%나 줄었다. 전분기(1~3월) 영업이익 113억1900만원과 비교하면 98.9% 급감한 셈이다. 1분기 매출액은 2413억7200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2.6%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억9600만원으로 95.1% 감소했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거래 대금 감소와 함께 지난 5월 말 ‘버냉키 쇼크’ 이후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한 게 실적악화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심각성은 채권 평가손실이 몰고 온 증권사 실적 악화가 비단 HMC투자증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현대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증권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 감소치는 전분기 대비 20∼40%대에 달한다.

환매조건부채권(RP)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열풍이 증권사의 막대한 채권투자 손실 배경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RP형 CMA는 고객이 예치한 돈을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RP에 투자해서 고객에게 확정이자를 지급한다. 즉 RP형 CMA 수요가 늘면 늘수록 증권사의 보유 채권 규모도 함께 증가한다는 의미다.

RP형 CMA 관련 채권은 고객이 채권을 담보로 갖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해도 증권사가 자유롭게 채권을 내다 팔 수 없다. 지난 5월 말 ‘버냉키 쇼크’로 채권금리가 급등했을 때 증권사가 쉽사리 손절매에 나서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런 분석은 실제 증권사들의 보유 채권잔액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62곳의 총 채권 잔액은 133조9895억원이다. 3월 말(133조9997억원)과 비교할 때 거의 변동이 없다.

증권사들이 RP에 발이 묶여 있는 동안 시중금리는 단기간에 가파르게 급등했다. 결국 증권사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지급하는 금리보다 보유 채권의 금리가 더 낮아지면서 RP 관련 역마진이 발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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