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눈 앞에 닥쳤던 화재… 악몽이자 다시 태어난 날

입력 2013-07-2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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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은주 한솔산업 과장

어느 때와 다르지 않게 사무실에 출근해서 업무를 보고 있던 어느 날, 갑자기 사무실에 전기가 다 꺼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얼마 후 불이 들어와 다시 일을 하는데, 10분쯤 지나 또 사무실 전체 전기가 나갔다. 당시 남자직원들은 외근으로 모두 사무실을 비웠고, 여직원인 나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갑자기 사무실은 칠흑 같이 어두워졌고, 탕비실 냉장고에선 시끄러운 경고음이 울렸다. 재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모든 일이 벌어졌다. 무섭다는 단어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당황해 허둥대고 있던 찰나에 에스원 우희주 선임이 순찰차 사무실에 방문했다. 어두운 상황 속에서 우 선임의 방문은 정말 기적과도 같았다.

우 선임은 우선 내부 차단기부터 메인 차단기까지 점검에 들어갔다. 메인 차단기의 경우 사무실 밖 공장에 있었는데, 함께 나가 보니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있었다.

우 선임은 “이러다 불나는 것 아니야?”하고 말하며 점검하려는 순간 메인 차단기에서 순식간에 불이 확 뿜어져 나왔다. 조금만 늦었어도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당장 소화기를 찾고 소방서에 연락을 취해야 하는데, 너무 놀라 그 순간 눈물밖엔 안 나왔다. 집에 있는 가족들 생각만 떠오를 뿐이었다.

우 선임은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나를 진정시키고 침착하게 자신의 출동차량에 있던 소화기를 가져와 불을 진압하고 소방서에 사고 접수까지 도와줬다.

“사무실 벽체가 화재에 취약한 판넬이고, 주 차단기는 공장과 사무실 건물이 맞물리는 벽면에 있거든요. 불길을 잡지 못했다면 공장은 물론이고 사무실까지 순식간에 불길이 번질 수 있었어요.”

상황을 설명해주는 우 선임의 말도 귓가에 맴돌 뿐이었다. 뒤늦게 회사에 도착한 직원들은 조금만 늦었더라도 대형화재로 번질 뻔했다는 얘기를 듣고 모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날 오 선임의 계산없는 행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본인 입장에선 정전이라 여기고 자리를 떠났어도 됐을 텐데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나를 위해 끝까지 곁에 있어 준 것이다.

고객의 일, 서비스 업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업무 시간을 쪼개 상황을 점검해주고 마무리까지 도와준 그 상황이 나와 회사를 살린 것이다.

화재, 뉴스에서만 접했던 상황을 직접 접해본 그날은 악몽과도 같았다. 하지만 오 선임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한 당시의 상황을 돌이켜 볼 때 다시 태어난 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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