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최원영, 찌질하지만 사랑스러웠던 마마보이

입력 2013-07-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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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쓸 줄은 알아도 벌 줄은 모른다. 엄마 말이라면 옳든 그르든 일단 들어야 한다. 싫다는 사람을 졸졸 따라다니며 매달린다. 하지만 자로 잰 듯 번듯한 ‘엄친아’가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이처럼 ‘찌질한 마마보이’에 더 눈길을 줬다. 미워하고 싶지만 미워할 수 없고 심지어 귀엽기까지 한 남자,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의 김철규는 그런 캐릭터였다.

6개월 동안 김철규로 살았던 배우 최원영을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한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그가 생각하는 철규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악착같은 생활력을 지닌 홀어머니를 순종적으로 따르며 자라다보니 길들여진 것 같아요. 성인이 돼서도 잔재가 남아있는 거죠. ‘마마보이’란 캐릭터지만 연기하면서 색을 입혀 봤어요.“

최원영은 철규의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매 회 선보였던 다양한 패션은 그의 머릿속에서 완성됐다. 단정한 수트에 양말이나 넥타이로 포인트를 주는 것은 물론, 보다 자유롭게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실내복은 아무나 소화하기 어려운 다채로운 프린트의 바지나 오버사이즈 셔츠, 두건 등 톡톡 튀는 패션 아이템을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대부분 최원영의 소장품이었다. ‘과연 언제 입을까’하면서 구입했던 옷들은 이번에 철규를 통해 모두 소화했다.

“스타일리스트가 애를 많이 먹었어요. 리폼하고 제작하고 구입도 많이 했어요. 시청자들에게 철규를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대사와 행동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비주얼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드라마는 영화처럼 집중해서 보는 것이 아니니까 시청자들에게 철규란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죠.”

▲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백년의 유산’에서 최원영은 매달리는 남자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매번 채원의 냉대를 받지만 꿋꿋이 사랑한다며 돌아오라고 애원하는 모습은 집착처럼 보이기도 했다.

“사랑과 집착이 뒤섞인 상태였어요. 그걸 사랑이라고 믿은 거죠. ‘있을 때 잘해’란 말 왜 생겼겠어요. 그래도 극 중반 이후에는 채원이가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채원이도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그렇게까지 매달리고 다시는 시집살이 없을 거란 계약서를 써도 안 돌아온 걸 보면.”

그러던 철규가 결국 이혼했던 홍주와 재결합하는 결말은 다소 갑작스럽기도 했다. 만삭이 된 홍주가 갑자기 등장해 사랑을 고백하면서 철규는 혼란에 빠졌지만 금세 상황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철규가 성장통을 겪는 시점이었어요. 사람으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과정에 홍주가 새로운 생명을 데리고 나타난 거죠. 급작스럽게 상황이 정리된 느낌은 있지만 ‘아, 이 사람이 내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을 했을 거에요.”

▲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백년의 유산’은 첫 회부터 빠른 전개와 실감나는 고부갈등 묘사로 화제를 모았다. 10%대에서 출발한 시청률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30%대까지 진입했지만 극 후반부로 갈수록 개연성이 부족했던 점은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그것은 연기자에게도 아쉬운 점이었다.

“사실 이야기가 압축돼서 조급하게 달려간 느낌은 있어요. 내용의 개연성이나 설득력을 다 찾으면서 가기엔 시간이 여의치 않았어요. 오늘 대본을 받으면 내일 촬영하는 고된 스케줄이었으니까요.”

올 상반기를 숨가쁘게 달린 최원영은 달콤한 휴식을 가진 후 하반기 SBS 드라마 ‘상속자들’(가제)에서 새로운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주인공을 맡는다면 언젠가 생활에 찌든 루저를 표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연기와 루저 캐릭터가 만나서 어떤 모습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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