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의 진화] 뜨거운 함성 사라지고… ‘밑지는 장사’에 한숨 소리만

입력 2013-06-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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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경기장 10곳 중 상암만 흑자… 골프장 활용 등 노력에도 적자 허덕

▲2002년 한일 FIFA 월드컵 당시 국민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10개 월드컵경기장은 지금 한숨 소리가 대변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적자 때문이다. 제주월드컵경기장도 예외가 아니다. 물놀이와 전시시설 등을 추가, 돌파구를 찾았지만 입주 업체들의 영업난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한민국은 88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 한일월드컵,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오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유치했다. 이로써 한국은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6개국(한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러시아)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지난 한일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4강 신화’를 쓰며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진한 감동을 남겼다. 하지만 11년 전 국민의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던 10개 도시의 축구장은 현재 한숨 소리로 가득하다.

각 시·도에 따르면 전국 10개 월드컵경기장 중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제외한 9개 구장은 월드컵 유치 이후 변변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전국 10개 월드컵 경기장을 건설하기 위해 들어간 비용은 총 1조9777억원. 월드컵이 끝난 후 각 구장들이 용도를 변경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울산 문수경기장은 4만4102석 규모다. 하지만 월드컵 이후 프로축구에서는 경기당 평균 관중 수가 9626명에 그치고 있다. 당연히 흑자와는 거리가 있다. 악순환이 계속되자 울산시는 문수경기장 관중석 3층에 500명을 동시 수용하는 유스호스텔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 유스호스텔은 2014년부터 운영되며 연간 5억3700만원의 순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전주월드컵구장은 월드컵 이후 골프장, 예식장, 서바이벌 체험장 등이 들어서 있다. 이 중 9홀짜리 골프장이 가장 큰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임대기간이 끝났는데도 점포를 비워주지 않아 명도소송을 하는 등 잡음도 나오고 있다.

제주구장도 물놀이와 전시시설 등을 추가로 세우면서 경기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입주 업체들의 영업난으로 해마다 적자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구장은 2007년 한 대형마트에 20년간 임대했고, 부산구장은 예식장, 음식점과 마트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다.

2011년 막을 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경기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당시 대회가 진행된 메인스타디움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지은 것을 리모델링해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야심차게 설계했던 대구스타디움 활용계획은 낙제점이다. 서편주차장 부지에 대구스타디움 몰을 건설, 체육·문화·쇼핑을 결합한 복합 수익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오픈했지만 유동인구가 없어 입점 상인들은 시름에 빠져 있다.

국내 경기장들의 실패 사례가 이어지자 인천광역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전례를 교훈 삼아 경기장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후활용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각각의 경기장을 ‘수익형’과 ‘준수익형’, ‘공익형’으로 나누고 수익형 경기장에서 낸 이익으로 나머지 공익형 경기장의 운영을 잇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문학수영장에는 패밀리레스토랑과 키즈테마파크, 스포츠 펍(PUB) 건립을 추진 중이고, 송림경기장과 남동경기장은 상업시설과 공익시설의 혼합형으로 운영된다. 구립어린이집과 인천 연고 프로배구단, 컨벤션센터, 스포츠용품점, 골프연습장 등도 유치될 예정이다. 십정경기장은 다목적 공연장, 체육타운, 상설공연장, 전시장, 오토캠핑장 등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운영된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주경기장 건설 문제는 인천시민과 서구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건설할 예정이며, 현재 과거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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