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본부 직원 300여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강행한다고 연합뉴스가 10일 보도했다.
유엔이 본부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창설 이후 처음이다.
한 관계자는 이날 “유엔이 최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감축 규모를 산정하고 있다”면서 “논의된 감원 규모는 260명 정도”라고 전했다.
다만 유엔의 예산이 어느 정도 규모로 편성되느냐에 따라 감축 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유엔은 예산 문제로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평가다.
유엔 소식통은 “당초 삭감됐던 유엔의 2012∼2013년 예산이 회원국들의 감축 요구로 전 예산보다 최소 1억 달러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산 압박에 처한 유엔본부가 불가피하게 대규모 구조조정 카드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구조조정 소식으로 반기문 사무총장의 유엔 내 인기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 총장 입장에선 ‘방만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유엔을 제대로 개혁해보지도 못한 채 예산문제라는 현실에 밀려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내부 지지지도만 떨어지게 된 셈이다.
유엔 관계자는 “내부 직원들로부터의 인기는 떨어지지만 반 총장 체제에서 구조조정이 강행됨에 따라 미국 등 회원국들로부터의 지지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유엔의 2012∼2013년 예산은 지난 2010∼2011년 회계연도의 54억1000만 달러보다 4.8% 줄어든 51억5000만 달러로 책정됐다가 재논의 끝에 다시 증액돼 전 회계연도와 비슷한 54억 달러로 지난해말 복원됐다.
그러나 회원국들이 최근 1억 달러 이상 감축을 요구하고 나서자 유엔이 첫 대규모 인원 구조조정에 나서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