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산교타임즈 특약] 23-① 일본 전자업계, 첨단제품 대중화…고부가 시대 끝났나

입력 2013-05-2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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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제품 내놓고도 적자 잇따라… 기업 인건비 최소화에 시스템 노하우 살리는 사업 펼쳐야

▲소니는 지난 3월 끝난 2012 회계연도에 5년래 첫 흑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누적적자는 8000억엔에 달하며 구조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누적적자는 한층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블룸버그)

전자기기 업계는 매년 기능이 향상된 제품을 내놓으면서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단가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 있다. 전자기기 중에서도 특히 시장 규모가 큰 컴퓨터·휴대전화 등은 치열한 비용 하락 경쟁의 희생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휴대전화 출하 대수는 15억대를 넘었다. 휴대전화 출하 대수에는 못 미치지만 컴퓨터 출하 대수도 3억대를 넘었고, LCD TV는 2억대를 넘었다. 가격 하락으로 이들 제품은 신흥국에서도 보급이 확산돼 ‘누구나 살 수 있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정착됐다. 바꿔 말하면 이들 전자제품은 더이상 고부가가치를 추구하는 제품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같은 악순환이 한층 가속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 배경의 하나로 셰일가스 혁명을 빼놓을 수 없다. 저렴한 채굴 비용 덕분에 셰일가스의 유용한 활용법이 주목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셰일가스를 화력발전의 원료로 활용하면 발전 비용이 낮아진다. 수송기기의 연료로 활용하면 수송비용이 줄고 합성수지와 수지원료 비용도 낮아진다.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활용한 소재 비용도 내려가는 것은 물론 바이오에탄올 시장의 감소 또는 소멸로 옥수수 등 농산물 수급 균형이 무너져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결과, 농산물·공업제품·수송 서비스 비용이 낮아지고, 이는 궁극적으로 가격 하락으로 보급이 확산하는 다양한 전자기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고전하는 일본 전자업계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최근 발표된 일본 전자업계의 2012 회계연도 실적을 보면 모든 업체가 가전 사업 부문에서 고전하는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일본 5개 종합전기업체의 경우 중전기·사회 인프라·정보통신·산업용도 등의 부문은 비교적 안정된 수익을 냈지만 민생·가전기기·디지털제품 등의 부문은 적자이거나 겨우 흑자를 유지하는 모양새였다.

가전 3사로 좁혀보면 근본적인 개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소니는 5년 만에 흑자를 냈지만, 소니의 흑자는 영화·음악·금융사업에 의존한 결과다. 지난 5년간 누적 적자액은 파나소닉이 1조9000억엔, 샤프가 1조엔, 소니가 8000억엔에 이르렀다.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 이후 기록적인 엔고·대지진·태국 홍수 등 다양한 요인이 일본 기업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외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의 문제가 더 심각하게 작용했다.

가격 하락으로 고전하는 사업에 언제까지 기업의 역량을 투입할 것인가. 앞으로 단가 하락이 한층 심해질 전자기기 사업 일부를 포기하지 않으면 누적 적자가 계속 불어날 위험성이 높다.

이 때문에 각사는 시스템 노하우에 대한 재고가 급선무로 지적된다. 컴퓨터·휴대전화·각종 디지털 정보가전 등은 공통으로 필요한 반도체와 부품만 갖추면 누구든 만들 수 있다. 고도의 기술과 시스템 구축 노하우 등이 불필요하기 때문에 인건비 등을 최소한으로 억제해 비용 경쟁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용 경쟁이 한층 심해질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 분야는 앞으로 일본 기업이 주력해야 할 사업 영역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일본 기업들이 주력해야 할 영역은 각사가 지금까지 길러온 시스템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사업이어야 한다. 어떤 노하우든 상관 없이 각사가 가진 시스템 노하우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

예를 들면 하드웨어에 정가를 매겨 판다는 발상에서 유상의 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드웨어를 부가한다는 식의 발상으로 전환, 한시라도 빨리 불필요한 비용 경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산교타임즈 기사는 이투데이와의 제휴 협약에 의해 게재한 것으로 무단 복제·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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