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가치 높여라”… 국내 광업계, ‘재도약’ 꿈꾼다

입력 2013-05-26 15:49 수정 2013-05-2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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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현대화 통해 고품위 제품 생산… 꾸준한 R&D로 고부가 제품기술도

▲한덕철강 신예미광산에서 인부들이 천공 설비를 통해 발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사양산업이란 인식이 강했던 국내 광업계가 ‘고부가가치 전략’으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끊임없는 시설 현대화와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다.

26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한때 폐광 위기에 몰렸던 국내 광산들이 연 4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국내 대기업에 납품계약을 맺는 등 재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다. 광물공사도 국내 광업 재도약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22개 광산을 선정, 재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광물공사 공봉성 자원기반본부장은 “1980년대 이후 금속가격이 하락하면서 과거 800여개에 달했던 국내 광산의 수도 현재 반으로 줄었다”면서 “하지만 금속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폐광을 재개발하는 사업을 진행 중에 있고 기존 광산들의 시설 현대화를 지원하는 등 국내 광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 철광산 ‘신예미광산’… 설비 현대화로 부가가치↑= 대부분이 비금속광산인 우리나라에서 현재 금속광산은 총 5곳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곳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광석 상업생산에 나서고 있는 태백 정선 소재의 한덕철광 신예미광산이다.

이 광산은 2004년 경영악화로 부도를 맞았지만 향후 광물공사 지원을 받고 설비 현대화에 나서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자체적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 탓이다.실제 당시 7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지난해엔 407억원으로 급증했다.

생산량도 2006년 연산 40만톤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73만톤으로 약 1.8배 증가했다. 이 중 70%는 포스코에 납품, 국내 철강산업에도 기여하고 있다. 깐깐한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다는 얘기는 신예미광산의 철광석이 품질이 좋다는 의미다.

한덕철강 이성환 신예미광업소장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습식 선광장을 추가 건설해 철함량 22%의 저품위 철광석을 55%의 고품위로 향상해 출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덕철강은 운송비 절감과 생산량 증대를 위해 광산 내 수직갱도 추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총 350억원이 소요될 수갱 증설을 위해 광물공사에 융자 등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현재 한덕철강은 지하 350m까지 덤프트럭으로 철광석을 지상으로 옮기고 있다.

한덕철강 관계자는 “수갱 추가 설치는 향후 20년을 위한 장기적인 선투자 개념”이라면서 “원가도 최대 1/3 낮출 수 있고 55%의 고품위제품도 2배 이상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GMC 백운광산에서 인부들이 '체인 소우(Chain saw)' 설비를 통해 대리석 면을 절단하고 있다.

◇GMC 석회석 광산 “꾸준한 R&D로 시장 선도”= 정선군 소재의 GMC 백운 석회석 광산은 지속적인 R&D를 통해 성장한 광산이다. 공급과잉 상태인 세계 석회석 시장에 고부가 중질탄산칼슘(GCC) 슬러리(slurry․현탁액) 기술로 맞서고 있다. GCC 슬러리는 제지공정 시 표백용으로 사용된다.

GMC 김병환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 석회석 중탄시장 자립을 위해 국내 기술력으로 중탄기술을 개발했다”면서 “해외 10개업체 벤치마킹과 10여년에 걸친 R&D를 통해 실용화에 성공,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밝혔다.

GCC 슬러리에 사용되는 백운광산의 고백색 석회석의 가격은 톤당 15만원. 보통 석회석 가격인 톤당 1만원에 비하면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이를 통해 GMC는 제지시장에서 약 20%을 점유하고 있다.

톤당 200만원에 달하는 대리석 생산에도 나서고 있다. GMC 측에 따르면 대리석의 경우 연간 2만5000톤이 생산될 것으로 보이며 영업이익률도 80%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다.

김 사장은 “가공 기술도 계속적으로 R&D를 추진 중”이라며 “일본업체에 점령당한 기저귀, 생리대 등에 사용되는 통기성 필름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물공사도 이 같은 국내 광산들의 재도약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1992년부터 20년간 광산 현대화 지원에 436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엔 고도의 평가 기술인 ‘3D모델링 기술’도 개발해 지원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애로점은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를 광물가격과 지역사회의 광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국내 광업 재도약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물공사 공봉성 본부장은 “신예미 철광산과 석회석 백운광산 등과 같이 모범사례가 조금씩 늘곤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광업계 사정은 열악한 게 사실”이라면서 “2008년부터 추진 중인 국내 광산 재개발 사업과 함께 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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