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레이싱걸만 앞세운 서울모터쇼- 최재혁 산업부 기자

입력 2013-04-0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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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레이싱걸 사진 1000장을 찍었다.” “같은 기간 열리는 사진기자재전 대신 서울모터쇼를 택했다.”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서울모터쇼를 찾은 관객들에게서 들은 말이다. 이들은 서울모터쇼에서 레이싱걸의 사진을 찍는 데 여념이 없었다. 차를 볼라치면 장막처럼 둘러싼 커다란 카메라들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사실 서울모터쇼가 모델쇼란 지적은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조직위와 참가업체들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지난 2007년에는 모델 수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예전보다는 노출 수위가 낮아졌고, 스타급 모델이 부각되진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하지만 기자가 처음 가본 서울모터쇼는 해외 모터쇼와는 분위기가 너무나도 달랐다. 고백하자면 “사실 깜짝 놀랐다.” 눈이 휘둥그레진 것은 차의 제원이 아닌 모델 때문이었다. 지난해 방문했던 파리모터쇼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광경이었다.

서울모터쇼는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가 없어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곤 했다. 이 와중에 한 뼘 치마, 한 뼘 상의를 입은 모델은 부족한 신차를 메우는 관심사가 되기에 충분했을까.

서울모터쇼의 위상은 모델이 좌우하지 않는다. 관련 업체들이 얼마나 모터쇼를 진지하게 대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된다. 세계적인 자동차업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서울모터쇼를 외면한 것과 반대로 파리모터쇼에는 르노,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전기차 관련 부품업체 등의 CEO들이 대거 찾았다. 관람과 비즈니스가 모두 이뤄지는 교류의 장이었다.

서울모터쇼가 세계적인 모터쇼가 되려면 자동차와 여성이라는 성적인 코드를 앞세우지 않고도 흥행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주말 관객몰이 행사 정도로 서울모터쇼가 격하되는 것은 정부도, 업계도, 관람객도,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조직위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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