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김경남 SBS E! PD "이혼 방치하는 사회"

입력 2012-12-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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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 김경남 PD.
한해가 저물고 있다.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아쉬운 일 을 꼽는다면 SBS플러스에서 방영된 ‘미워도 다시한번’이 4기 출연자를 끝으로 막을 내린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프로듀서를 맡아처음부터 열정을 갖고 기획을 했던 프로그램이라 아쉬움이 크기만 하다.

부부 10쌍 중 4쌍이 갈라선다는데, 이혼은 이제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혼에 이르지 않더라도 불화를 겪는 부부도 많다. 부부 사이의 일은 가까운 친구에게조차 털어놓기 쉽지 않은 문제다. ‘미워도 다시한번’은 역발상으로 부부문제를 정면으로 끄집어내 해결해보자는 다소 도발적인 시각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었다. 게다가 ‘이혼위기의 부부를 댄스스포츠를 통해 재결합시킨다’는 다소 황당할 수도 있는 프로젝트였다. 제작팀의 의욕과는 달리 섭외 과정에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작가들이 법원에 가서 직접 섭외에 뛰어들기도 하고 아는 지인들을 찾아 나서기도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프로그램이 좌초위기에서 나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생각해봤다. ‘부부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이라면 출연자도 인터넷으로 공개 모집해보자’ 결과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수천 명에 가까운 부부들이 응모를 한 것이다. 그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혼하기 전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출연을 신청한 것이었다. 이를 보고 우리사회가 이혼에 대해서 그동안 너무 방치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법정에서 ‘4주후에 뵙겠습니다. 꽝광꽝!’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좀 더 제도적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 댄스스포츠를 통해 이혼위기를 극복한 기적의 부부들을 보면서 이혼에 대해 말 못할 부부 둘만의 문제라고 치부할 것 이 아니라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주위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관계전문가는 아니지만 가끔은 지인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는다.

“부부관계가 위기일 때 어떻게 하면 부부관계가 좋아지나요?” 나의 대답은 늘 한결같다.“함께 춤을 추세요!” 그러면 돌아오는 대답도 늘 한결같다. “아니 부부관계가 최악인데 어떻게 몸을 맞대고 춤을 춥니까?” 이럴 땐 A.M. 린드버그의 명언으로 대신한다.

“사랑은 잠시 잊고, 단지 그냥 함께 춤을 배운다고 생각하세요! 음악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밖에 없을 때, 그때 비로소 두 사람은 같은 리듬에 맞춰 완전한 춤을 출 수가 있는 것입니다.”그동안 ‘미워도 다시한번’을 통해 시청자의 사랑도 많이 받았고 질타도 많이 받았지만 무엇보다도 어렵게 출연을 결심해 이혼위기에서 사랑의 기적을 증명한 부부들에게 이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올해도 미워도 다시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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