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현장에 답이 있다]중소기업 경영현장을 가다

입력 2012-10-04 14:05 수정 2012-10-0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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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 생산하는 프론텍

7933m²(2400평) 규모의 공장에 놓인 60여대의 기계들이 듣기 좋은 굉음을 내며 바쁘게 돌아간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5cm 남짓한 볼트를 물 뿜어내듯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도 시흥시 시화공단에 위치한 ‘프론텍’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들은 쏘나타, 아반테, K9 등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내놓라 하는 자동차를 움직이는데 쓰인다. 최근엔 기아자동차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K3도 프론텍 부품을 사용했다. 창립 35주년. 한국 경제와 어깨를 나란히 해온 프론텍의 성장기가 한국 중소기업의 거울로 비춰졌다.

◇ “쓸 데 없는것은 버려라”… 제품 경쟁력으로 회생

1998년 외환위기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에게 악몽같은 시간이었다. 대기업들도 줄줄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기아자동차와 주거래를 해왔던 프론텍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기아자동차가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것은 기아차 협력업체였던 프론텍에 악몽같은 사건이었다. 현대차 협력업체가 많았기 때문에 ‘혹시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프론텍은 심기일전하고 치열해진 경쟁 속에 한 보 전진을 위한 내공을 쌓기 시작했다.

클린텍이 눈을 돌린 곳은 산업단지공단의‘클러스터 제도’다. 이는 신제품 개발시 초기비용 투자를 도와주는 기술지원제도인데 클린텍은 이를 통해 새 동력을 마련했다.‘자동차 클러스트’모임에서 만난 동종업계 기업들과의 정보교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클린텍은 경쟁력 없는 제품은 포기하고 완성도 높은 제품에 주력하는‘선택과 집중’전략을 세웠다.

민수홍 부사장은 “경쟁력이 없는 설비, 사람이 늘어나면 몸체만 비대해진다는 판단을 했다”며 “2000년 시화공단으로 회사를 이전한 이후 3~4년 동안 성장통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나가야 하다 보니 직원들과의 의견 조율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2002년도 경엔 공장 현장에서 반발이 생겨 노조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후 대화채널을 구축해 노조대신 현재는 노사협의회를 매년 열고 있다.

또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중소기업에서 찾아보기 힘든 연구소 설립도 과감하게 추진했다. 2004년에 설립된 연구소는 현재 윤중호 부장의 총괄 하에 7명의 연구원들이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당장의 성과보다 5~10년을 내다본 장기적 관점의 경영전략은 빛을 보기 시작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프론텍을 비껴갔다. 매출액은 지난해 480억원으로 2008년 175억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동종업계에서도 인정받은 프론텍은 이제 해외시장을 넘보고 있다. 두 번의 위기를 극복했던 것 처럼 해외시장도 치밀한 전략으로 접근하겠다는 계획이다.

민 부사장은 “현재 일본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해외 브랜드와 거래를 하는게 생각보다 어렵지만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제품은 전문화, 영업은 다변화’라는 경영방침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현재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도움으로 일본 컨설팅 업체에 마케팅 의뢰를 해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프론텍 민수홍 부사장이 지난 9월 18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정왕동 프론텍본사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방인권기자
◇ 공채제도 도입 등 멀티형 인재 양성 주력

‘멀티플레이어’. 프론텍이 추구하는 인재상이다. 대기업과 달리 많은 인원을 채용할 수 없는 환경이므로 10명 몫을 할 수 있는 1명의 직원을 양성한다는 것이다.

이에 3년 전부터는 공채제도를 도입했다. 선별적인 직원채용과 애사심을 키우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묘책이었다.

민수홍 부사장은 “신입직원 면접도 안봤었다. (직원들이) 쉽게 떠나는데데 정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원들에게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고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3년 전부터 공채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면접비(3만원) 제공은 물론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도 유명 리조트를 대여해 대기업 못지 않게 준비했다. 현업에 투입되기 전엔 연구소에서 3~4개월 동안 교육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클린텍의 인사철학은 열심히 한 직원에겐 최대한 많은 보상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민 부사장은 “직원들에게 명확한 상벌을 적용해 열심히 한 사람은 잘 되고 못하는 사람은 뒤처진다는 인식이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중소기업의 높은 이직률과 관련해서는 “이직률이 높은 게 문제가 아니가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 글로벌 경제 환경 급변, 상황별 시나리오 사전 준비

프론텍은 상황별 경영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았다. 경제상황이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경영 매뉴얼을 만든 것이다.

직원들도 어떤 상황에서도 근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게 민 부사장의 지론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임원들도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환경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 부사장은 “바쁘면 용업업체에서도 인력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온다. 멀티형 직원을 만들어서 회사가 위기 상황을 겪었을 때 버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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