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삼국지' 10년 후 모습은?

입력 2012-09-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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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끝난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선수들이 차례로 둥지를 틀며 이른바 ‘한중일 삼국지’라는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했다. 한국의 차두리, 중국의 샤오 자이, 일본의 나오히로 다카하라 등이 바로 그들이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분데스리가에 입성한 것은 차두리였다. 월드컵 출전 이후 아버지 차범근의 전 소속팀이기도 한 바이어 레버쿠젠과 계약을 맺은 차두리는 곧바로 아르미니아 빌레펠트로 임대돼 첫 시즌을 보냈다. 이후 겨울철 이적 기간을 통해 다카하라와 샤오가 각각 함부르크 SV와 1860 뮌헨에 입단하며 한중일 삼국지가 성사됐다.

차두리는 빌레펠트를 거쳐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1.FSV 마인츠 05, TuS 코블렌츠, SC 프라이부르크 등 여러 팀을 거친 뒤 지난 두 시즌을 셀틱 글래스고에서 활약했고 올시즌 고향이나 다름없는 독일로 돌아왔다. 올시즌 포투나 뒤셀도르프에서 활약중인 차두리다. 빌레펠트를 시작으로 11년째 해외 생활을 하고 있는 차두리는 분데스리가 1부리그 통산 116경기, 6골. 2부리그에서는 90경기, 11골을 기록중이다.

독일 진출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차두리는 현재 32세의 적지 않은 나이다. 뒤셀도르프 선수들 중 1부리그 경험이 가장 많은 선수로 분류되고 있으며 노베르트 마이어 감독 역시 차두리가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샤오의 1860행은 입단 당시부터 큰 화제였다. 같은 뮌헨을 연고로 하는 바이에른 뮌헨에게 전력과 인기가 크게 떨어졌던 1860은 샤오를 통해 중국 시장 개척을 꾀했고 독일 내 수많은 중국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이는 데에도 성공했다. 당시 중국 내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샤오는 중국 시장 개척의 일환으로 중국시장을 겨냥한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을 정도다.

물론 샤오는 마케팅 측면만이 고려된 선수는 아니었다. 중국 내에서도 촉망받는 선수였고 1860은 독일 역대 최고의 미드필더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토마스 해슬러의 뒤를 이어 샤오가 팀의 차세대 플레이메이커가 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뛰어난 잠재력을 인정받으면서도 샤오는 성장이 더뎠다. 부상도 겹쳤고 구단주가 세금 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되는 등의 악재까지 겹치며 1860에서의 네 시즌 중 마지막 두 시즌은 2부리그에서 뛰어야 했다. 이후 구 동독 지역에 기반을 둔 에네르기 코트부스로 이적한 샤오는 분데스리가에 5시즌을 더 머물렀다. 앞선 세 시즌은 1부리그, 마지막 두 시즌은 2부리그 소속이었다. 하지만 코트부스에서도 샤오의 잠재력은 폭발하지 않았고 부상과 경기력 저하 등으로 인해 리저브팀에서 뛴 경우도 많았다.

결국 지난 시즌 2부리그 팀인 MSV 두이스부르크에서 10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했던 샤오는 2년간의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2011년 12월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하며 독일 생활을 접었다. 샤오는 올해 베이징에서 15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중이다. 독일에서 10시즌을 보내며 32세의 나이로 중국에 복귀한 샤오지만 독일 생활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영원한 유망주’다.

다카하라는 분데스리가에서 6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다카하라는 차두리나 샤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함부르크에서 네 시즌, 프랑크푸르트에서 두 시즌을 보낸 다카하라는 부상 회복 과정에서 잠시 리저브팀 경기를 뛴 것을 제외하면 줄곧 1부리그에서만 활약했다. 135경기에 출장해 27골의 기록을 남긴 다카하라는 2006-2007 시즌 프랑크푸르트에서 11골을 기록한 것이 단일 시즌 최다골 기록이다. 단순히 숫자로 볼 때 많은 골은 아니지만 데뷔골부터 바이에른전에서 기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특히 데뷔골은 당시 올리버 칸이 이어오던 리그 통산 최장 시간 무실점 기록을 깨는 득점이었고 칸의 무실점 기록은 802분에서 멈췄다. 그밖에 샬케 04, 베르더 브레멘, 바이어 레버쿠젠 등 강팀들을 상대로 자주 득점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2007-2008 시즌 전반기를 끝으로 다카하라는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우라와 레즈 다이아몬드로 돌아갔다. 이후 그는 2010년 수원 삼성에서 6개월간 임대로 활약하며 12경기에서 4골을 기록한 바 있기도 하다. 하지만 윤성효 감독의 눈에 들지 못하며 임대 계약 연장에 실패했고 지난 시즌 시미즈 S-펄스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11경기에서 5골을 기록한 다카하라는 올시즌 주로 교체로 경기에 나서며 16경기에서 단 1골만을 기록중이다.

한중일 삼국지가 시작된 이후 10년이 흘렀다. 이들 중 여전히 독일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는 차두리가 유일하다. 지난 두 시즌간 스코틀랜드리그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올시즌 친정으로 돌아 온 상태다. 그간 삼국지의 구도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 이제 더 이상 중국세는 독일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대신 차두리를 비롯해 손흥민, 구자철 등 한국 선수들은 좀 더 늘었고 일본 선수들은 오카자키 신지, 아치다 아츠토, 호소가이 하지메, 다카시 이누이, 유키 오추, 다카시 우사미, 히로시 키요타케 등 엄청나게 증가했다. 더 이상 삼국지는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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