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방채무가 2년간 5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지방채무가 스페인·이탈라이 지방정부의 전철을 밝으며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7일 발표한 ‘해외 지방재정 위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란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지방채무는 29조원으로 2008년 19조원에 비해 52.2% 증가했다. 연평균으로는 17.4%씩 빠르게 늘어났다.
지방공사·공단의 채무액을 더하면 규모는 크게 늘어난다. 2008년 52조원에서 2010년 76조원으로 연평균 18.4% 증가했다.
이 같은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방채무 비율로 따져보면 6.4%에 달한다. 이탈리아 7.1%에 비해 불과 0.7%포인트 작은 수준이다. 스페인은 2010년 GDP 대비 지방채무 비율은 14.8%였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지방정부도 스페인·중국의 지방정부와 흡사하게 지방공기업의 부채 증가 및 부실화에 의한 손실을 고스란히 짊어지게 될 수 있다”며 “재정위기의 현실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 지방정부의 사회공공서비스분야 지출 확대가 지방재정 부실화를 심화시킨 것처럼 우리나라 지방정부도 답습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방정부의 사회복지지출은 중앙정부에 비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허원제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사회복지지출 확대’, ‘중앙정부와의 예산 불균형’, ‘지방공기업의 부채 증가 및 부실화’ 등의 관측된 문제점들에 의해 귀결되는 결과가 분명한 만큼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개선 노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