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정치권의 공세를 맞받아치며 강심장이 된 듯 보였던 재계가 남모를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관(官)을 향해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속은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재계는 정부와 정치권에 할 말은 하고 있다. 경제단체의 수장들의 발언부터가 달라졌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업을 너무 질타하는 소리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며 직접적으로 정치권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에 대해 불복, 소송을 거는 등 행정 처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방어책을 내놓고 있다. 이전에 군말 없이 과징금을 내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재계는 담력이 세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속은 정부를 많이 자극한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경련은 경제민주화 토론회를 개최하며 “이 토론회는 중립적”이라고 강조하며 정치권의 눈치를 살폈다. 또 최근 정부기관과의 소송에서 승소한 한 기업은 관련 기사조차 정부기관을 자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소송이 최종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정부를 자극해 더 큰 화를 입지 않을까하는 걱정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아무리 기업이 힘이 세도 입법과 행정권 등을 쥐고 있는 정치권과 정부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