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錢의 대결]카드 포인트 쌓아준다고? 아니, 이젠 할인이 대세다!

입력 2012-07-1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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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생활밀착' 신용카드 출시 경쟁

▲불황까지도 마케팅엔 호재인가. 카드업계가 불황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인트로 어필하는 시대은 옛말. 대중교통·통신비 할인 등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카드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6년차 직장인 김민우(35)씨는 최근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 월급은 2년째 소걸음인데 체감 물가상승률은 높은 탓이다. 거기에다 4살, 2살 박이 자녀는 둘. 들어가는 돈은 늘어나니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 밖에 없다.

김씨가 다니는 직장의 업황 역시 불안하다. 그는 의류 소재를 만들어 국내에 공급하는 섬유산업 관련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 섬유산업은 대표적 내수업종 중 하나다. 경기부진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에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직장인들도 소비는 할 수 밖에 없는 노릇. 목구멍이 포도청이어도 식당, 대중교통, 주유, 마트 같은 생활 밀착형 소비는 나가기 마련이다.

카드사들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소비가 경기를 타듯 신용카드사들은 소비 흐름에 맞춰 신상품을 출시한다. 카드사들이 최근 생활밀착형 할인카드를 대표상품으로 내걸며 경쟁에 나서고 있는 이유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포인트를 쌓아주는 카드가 인기였지만 불황일 때는 소비가 많지 않으니 구입가격을 바로 깎아주는 할인 카드의 인기가 더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할인카드들 중에서 생활업종 할인이 주혜택이면서 연회비가 낮은 카드를 주력상품으로 삼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불황에 생활형 할인 카드 봇물= 외환은행는 지난달 투엑스(2X) 카드를 내놨다. 2X카드는 커피전문점(최대 50%), 편의점(10%), 아파트관리비(10%), 교육비(10%), 통신비(10%), 대중교통(7%), 의료(10%) 등 생활형 소비에 대한 할인 혜택을 담았다.

물론 여기까지는 최근 카드사들의 신상품 트렌드에 비춰 예상 가능한 범위다. 그러나 2X에는 남다른 특징이 있었다. 이 카드를 6개월 이상 사용하면 할인 혜택이 2배가 된다. 장기 사용 고객이 될수록 혜택을 늘어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상품이다.

2X카드가 연령대별로 구분해 알파, 베타, 감마 세 종류를 출시한 것도 이색적이었다. 알파는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의 할인서비스를 특화해 젊은 세대를 겨냥했다. 베타는 아파트관리비, 교육비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30~40세대의 직장인과 주부에게 적합하다. 중·장년층을 노린 감마는 의료업종(최대 10%) 및 골프업종(최대 10%)에서 특화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2X의 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6월12일 출시 이후 지난 4일까지 5만1006장이 발급됐다. 영업일수 기준으로 일평균 3000명의 신규고객이 생긴 셈이다.

하나SK카드가 배우 유준상을 모델로 TV광고를 하고 있는 클럽SK카드도 생활형 할인 혜택에 집중하는 상품이다.

통신비는 월 최대 1만5000원, 주유는 리터당 150원이 할인된다. 이밖에 마트(최대 10%), 학원(10%), 대중교통(7%), 커피(5%), 영화(3000원) 등에서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SK계열사들 뿐 아니라 대형마트와 외식까지 합한 통합 할인형 카드인 셈이다.

이 상품은 대박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7일 출시한 이후 2개월 만에 30만장이 발급됐다. 일일 발급 매수는 1만장을 돌파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통신비, 마트, 주유 등의 할인을 합치면 1년에 최대 80만원까지 절약할 수 있다”며 “고물가·고유가 시대에 알뜰 할인 카드가 소비자들에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2X카드와 클럽SK카드에 앞서 출시된 할인형 카드인 현대카드 제로와 삼성카드4도 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카드의 특징은 전월 실적에 상관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0.7%를 할인해 주는 것이다. 할인 혜택을 주는 가맹점을 찾아다니기 번거로운 고객에게 안성 맞춤인 카드다. 복잡한 카드 설계를 지양하고 혜택을 최대한 단순화하는 트렌드에 맞췄다.

현대카드 제로는 일반음식점, 커피전문점, 대형할인점, 대중교통 등 생활 필수 영역에서는 0.5%를 추가로 할인해준다.

삼성카드4의 경우 10만원 이상 결제시에는 할인율이 더 높아져 이용금액의 1% 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전국 모든 영화관에서 1만원 이상 결제시 2500원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부가서비스 축소 피해갈 수 있을까= 물론 이들 생활형 할인 카드도 부가서비스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는 피해갈 수 없다.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을 1.8%에서 1.5%로 낮추는 가맹점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카드사들이 연말까지 부가서비스의 70%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조치는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만 연간 90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도 기존 카드에 대한 부가서비스 축소는 어느 정도 용인하겠다는 입장이라 혜택 축소 움직임은 빨라질 전망이다.

신한카드는 10월부터 상품별로 달랐던 주유 적립 이용액 한도를 월 30만원으로 일원화한다. ‘아침愛’ 등 일부 카드의 영화 할인액이 매당 2000원에서 1500원으로 줄어든다.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굿데이’ 카드의 할인서비스를 위한 전월 이용실적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리고 5월에는 프라임회원 대상 포인트리 적립서비스를 끝냈다. 10월부터는 이마트카드 등의 포인트리 제도를 강화해 대부분 적립해주지 않기로 했다.

현대카드의 ‘에버리치 현대 체크카드’는 6월부터 M포인트 적립률을 1.0%에서 0.5%로 낮췄다. 11월부터 ‘the Purple KT’ 프리미엄서비스를 제한한다. 해외 와이파이 무료 제공, 중국과 일본 로밍 넘버 서비스도 중단된다.

삼성카드는 ‘아시아나 삼성지앤미플래티늄카드’의 무이자 할부 이용금액에 대해 지난 3월부터 마일리지 적립을 중단했다. 또 이달부터 에버랜드 등 놀이공원 할인 조건으로 3개월 월평균 사용액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렸다.

롯데카드는 지난 5월에 롯데월드 무료입장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난 2월부터는 ‘롯데체크카드’ 등 100종의 카드에 대해 무이자 할부 서비스 이용시 포인트와 마일리지를 적립해주지 않고 있다.

하나SK카드는 지난 3월 ‘플래티늄 로얄카드’의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횟수를 전년 사용액이 1000만원 미만이면 연 3회로 제한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주력 상품에 대한 혜택 축소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반문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생존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주력상품의 부가서비스는 유지하고 그 이외의 카드들의 부가서비스를 대폭 줄이는 방법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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