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경영권 승계 난항 예고]롯데·대림·신세계·한화, 대물림 완성단계서 '덜커덩'

입력 2012-07-09 09:28 수정 2012-07-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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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이 재벌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승계구도의 밑그림이 그려진 재벌2세들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차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대림산업 이해욱 대표이사 등이다. 이들은 경영일선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등 경영권 승계의 8부 능선을 넘었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공통된 시선이다. 총수 지분도 상당부분 승계가 이뤄진 상태다. 그러나 정치권이 순환출자와 출자총액제한제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어 오너 2세들이 물러받을 그룹의 지배구조와 사업구조가 흔들릴 위기에 처해 있다.

◇8부 능선 넘은 경영권 승계=재계에 따르면 한국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둘째 아들인 현 신동빈 회장이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첫째아들인 신동주 부회장은 일본 롯데그룹 총수에 오를 가능성이 유력하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1년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회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 회장으로 승진했다.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지분 구조도 신동빈 회장이 형인 신동부 부회장보다 많은 14.6%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가장 최상위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은 현재 일본 투자회사들이 갖고 있다. 결국 한국 롯데그룹의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신동빈 회장도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에서는 차상위 총수인 셈이다. 또 현재 신격회 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도 1%에 불과해 핵심 계열사의 지분 승계도 사실상 마무리가 된 상태다.

대림산업은 안정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이미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가 된 상태다. 이준용 명예회장은 대외적인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지만 고령인데다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어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그룹을 대표하고 있다. 이 회장의 아들 이해욱 대림산업 대표이사가 경영일선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다른 그룹과 달리 형제관계가 복잡하지 않아 1인 총수 체계 구축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신세계도 경영권 승계 구독의 밑그림이 나온 상태다. 재계는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와 이마트(대형마트)의 분할을 주목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2010년과 지난해 잇따라 신세계와 이마트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유경은 2009년 분할 이전의 신세계의 부사장에 올랐다.

재계일각에서는 이명희 회장이 정 부사장에게 신세계의 경영권을 물러줄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경영권 승계 구도의 분기점은 정 부사장이 신세계 이사 등기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도 후계구도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화와 금호아시아나는 이미 후계자가 정해진 상태로 몇 년간의 경영 수업을 거친 후 본격적인 지분 승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장기에 걸친 연착륙을 선택했다. 후계자는 우선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실장은 지난 2010년 그룹에 입사했다. 직급은 차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라솔라원 임원으로 발탁되면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돌입했다. 이는 한화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태양광을 선택한 것을 감안하면 장남의 성공을 바탕으로 경영권 승계를 대외적으로 인정받겠다는 포석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동관 실장의 지주사 지분은 현재 4.4%이다.

◇지분 승계만 앞두고 복병=이들 4개의 그룹의 후계 작업은 사실상 지분 승계만 남은 상태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재벌 개혁 광풍이 불면서 대기업집단을 규제하고 있는 공정거래법와 세법이 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복병은 순환출자 금지제도 도입과 내부거래 과세 법률 제정 등이다. 순환출자금지제도는 현재 여야 핵심 관계자들이 도입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순환출자는 A-B-C-A 등의 형태의 지배구조로 취약한 총수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십년간 유지돼 온 출자 방식이다. 지주회사를 통해 지배구조를 수직계열화하지 못한 그룹에게는 치명상이 될 수 있는 제도인 셈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쇼핑의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알미늄의 지분 6%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롯데제과 지분 15.6%를 갖고 있다. 롯데제과는 다시 롯데쇼핑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만 정리한다고 해도 8200억원이 필요하다. 신동빈 회장에게는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해 놓고도 순환출자구조 해소 과정에서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를 흔들어야 하는 등 복병을 만난 것이다.

내부거래에 대한 제약은 대림산업 후계자들의 골치덩어리다. 현재 대림산업의 지배구조는 대림코퍼레이션이라는 ‘유니콘의 뿔’이 최상위에 위치해 있다. 이준용 명예회장이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 61%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가 이해욱 대표의 몫이다. 향후 이 지분이 증여가 이뤄지면 지분 승계가 마무리가 되는 셈이다. 또 지배구조가 수직계열화 돼 있어 순환출자제한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림코퍼레이션은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통해 경영권 승계의 창구가 되고 있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이는 이해욱 대표가 경영능력을 제외한 경영권 승계에 대한 명분과 그룹 내·외부의 평판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을 낳는 대목이다. 또 내부거래에 대한 과세가 입법화되면 이에 대한 조세 부담도 만만치가 않을 전망이다.

한화그룹도 비교적 탄탄한 수직계열화 된 지배구조를 갖고 있지만 내부거래에 대한 비난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향후 김동관 실장이 지분 승계 과정에서 내부거래 부담감을 덜어내기 위해 뚜렷한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다.

신세계그룹은 올 초부터 재벌개혁 광풍의 신호탄을 직접 경험했다. 재벌가의 골목상권 침해논란이 불거지면서 사업 철수 압박을 받았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중소기업 사업영역 진출 방지를 위한 제도 강화는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SSM(기업형 슈퍼마켓)의 중소 도시 진입 방지 제도 도입까지 거론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백화점 사업도 순탄치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직접 나서 백화점 최대 수입처인 입점 수수료율 책정에 칼을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김동관 실장 등은 형제간의 지분 구조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재벌개혁 광풍이 그룹의 계열분리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정치권의 재벌개혁 드라이브가 현재 경영권 승계 윤곽이 드러난 그룹 오너 2세들이 지배구조와 지분 승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재벌개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열사간 흡수합병 또는 형제간의 계열분리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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