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살린 한국경제, 다시 꺼지나

입력 2012-05-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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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연구소 성장률 하향조정 … 한은도 3.0%로 낮출 듯

한국경제의 성장 경로가 올 하반기 반등이 아닌 내리막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덕에 전기 대비 0.9% 성장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저점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원인은 대내외 모두에 있다. 국내에서는 막대한 가계부채로 인한 민간소비 위축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럽에서는 긴축정책을 지지하던 집권당들이 선거에 패배하면서 정치 불안이 새 난제로 떠올랐다. 한국경제의 수출과 내수란 쌍두마차의 체력이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13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기존 3.7%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가장 크게 조정한 부문은 수출이다. 금융연구원은 중국의 성장세 둔화,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총수출 증가율을 9.9%에서 5.0%로 크게 낮췄다.

그러나 이마저도 낙관적 전망이란 시각도 있다.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점차 해소될 것이란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긴축정책 목표를 크게 축소한 프랑스와 올랑드가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짙어지고 있다.

홍석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유로존 위기는 긴축과 성장을 둘러싼 갈등,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스페인·이탈리아의 구제금융 가능성 등으로 당분간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장기침체에 빠져있는 소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계의 이자비용으로 인한 실질 소비감소액은 2002년 27조원에서 지난해 34조9000억원으로 9년 새 29.3% 증가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계의 부채규모와 이자비용이 커지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며 “소비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밑도는 소비침체가 지속되면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로서도 카드가 마땅치 않다. 이미 상반기에 재정의 절반 이상을 조기 집행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대선 정국이 맞물릴 것을 고려하면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쉽지 않다. 상반기에 60% 이상을 조기 집행한 재정정책의 효과는 하반기가 되면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오는 7월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 전망을 3.5%에서 3.0% 정도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며 “8월이나 10월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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