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돋보기]싼타페 '스파이샷'…순간의 방심 현대車 발칵

입력 2012-04-30 09:39 수정 2012-04-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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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품평회서 몰래 촬영, SNS로 퍼뜨려…직원 상대 '보안유지 위한 기강단속' 강화

▲현대차 싼타페는 지난 19일 신형 싼타페를 국내에 공개했다. 그러나 그보다 몇 달 앞선 올 초 인터넷을 통해 외관이 무단 공개돼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사진=이투데이DB)
군대만큼 내부 기밀 유지를 철칙으로 삼는 곳이 기업이다. A급 품질의 상품을 만들어도 한 순간의 방심으로 상품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다면 막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내부 기밀 유출과 관련해 홍역을 치른 기업이 있다. 얼마 전 신형 싼타페를 공개한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지난 19일 신형 싼타페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그러나 공식 출시에 앞서 내수용 신형 싼타페의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된 사건이 벌어졌다.

올해 초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형 싼타페 공개, 5분 뒤 이 글은 폭파(삭제)됨’이라는 내용으로 신형 싼타페의 외관 사진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위장막이 없는 온전한 외관이었다.

제목 그대로 5분 뒤 글은 삭제됐으나 그 5분 사이 대형사고가 터졌다. 싼타페 동호회를 비롯한 다른 커뮤니티에 이 사진이 급속도로 퍼진 것. 출시를 코앞에 뒀던 현대차는 발칵 뒤집혔다. 이 사진은 어떻게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장한 것일까?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현대차는 신차의 개발이 끝나면 경기도 화성 남양기술연구소에서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사내품평회를 연다. 신형 싼타페도 품평회 자리에 등장했다.

현대차에 근무하던 입사 2년차 사원 A씨는 동료 직원들과 싼타페 품평회에 참석했다. 당시 A씨는 휴대전화로 싼타페를 촬영했다.

얼마 뒤 A씨는 평소 신형 싼타페에 관심이 많던 사촌 형 B씨에게 “형 한테만 보여주는 우리 회사 신차”라며 싼타페 사진을 SNS ‘카카오톡’으로 공유했다. B씨는 “나만 이 사진을 볼 수 없다”며 커뮤니티에 사진을 올렸고, 초대형 기밀 유출 사고로 연결됐다.

A씨는 두 가지 범죄(?)를 저질렀다. 남양연구소에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은 것이 첫번째 범죄이고, 이를 SNS로 퍼뜨린 것이 두번째 범죄다.

남양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싱크탱크다. 이곳에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특별한 허가가 없는 한 연구소 내·외부 사진을 찍을 수 없다. 보안 유지를 위한 사규다. A씨는 사규를 어긴 셈이다.

SNS로 이 사진을 퍼뜨린 것은 회사 내부 기밀 유출에 해당한다. 신형 싼타페의 외관이 유출된 것은 A급 대외비 유출로 볼 수 있다.

A씨는 불명예스럽게 현대차를 떠났다. 권고사직이 아닌 해고 절차를 밟았다. 아울러 사진을 공유한 B씨와 함께 경찰에 붙잡혀 불구속 입건됐다. 사진 한 장 잘못 찍었다가 인생을 망친 꼴이 됐다.

사건 이후 현대차는 보안 유지 강화를 위한 내부 기강 단속에 들어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A씨 사건이 벌어진 이후 전 직원들에 대해 신차 정보의 함구령이 내려졌다”며 “직원들을 상대로 회사 내부 정보 보안에 대한 교육이 더 강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신차 스파이샷을 아무렇게나 올리는 경우가 많다”며 “누리꾼들이 무심코 올리는 사진에 자동차 회사는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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