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그 불편한 진실] 보험료! 그 불편한 진실을 알고 싶다

입력 2012-04-25 08:47 수정 2012-04-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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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연금 등 수익률 논란 커져도 구체적 정보 없어 소비자는 답답

요즘 보험 가입자, 특히 변액연금 등 저축성보험에 든 가입자들은 혼란스럽다. 지금 들고 있는 보험을 해지해야 하는지 그냥 둬야 하는지, 새로 가입하기로 한 소비자는 진짜 저축성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지 속 시원한 답 없이 공방만 벌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발단은 공정위가 지원해 금융소비자연맹이 발표한 제2호 컨슈머 리포트 ‘변액연금’에서 시작됐다. 금소연은 변액연금 보험 상품 60개를 분석했더니 54개 상품의 수익률이 지난 10년 동안의 물가상승률 3.19%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10개 가운데 9개 꼴로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이다.

이에 생명보험협회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일선 보험모집인들의 불만과 회원사인 생명보험사들의 항의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생보협회는 “금소연은 심각한 오류가 있는 잘못된 정보로 소비자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했다”고 밝히면서 법적 대응에 나서는 초강경 태도를 이례적으로 보였다.

그러자 금소연은 변액연금 2탄 보고서까지 내면서 보험사의 취약점인 사업비를 공략했다. 저축성 보험 공시이율 평균인 4%를 매년 기록하는 펀드 수익률로 산정하더라도 가입한 지 10년 뒤 해약하면 46개 변액연금 상품 가운데 18개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소비자에게 알기 힘든 최소한의 정보를 줄 뿐이다.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는듯이. 그러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에 대해선 보험사들은 쉬쉬할 뿐이다. 사진은 한 보험사의 재무설계사가 소비자와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이같은 논란을 두고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 보험사들과 금소연이 각각 주장하는 수익률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은 알겠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낸 보험료에 대한 정보는 일절없다. 이는 보험상품의 투명성이 없기 때문이다. 변액연금보험 상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저축성보험 상품 전반에 걸친 문제다. 회사원 이나영(35)씨는 “그동안 생보협회가 제공해온 비교공시 시스템을 봐도 내가 낸 보험료에서 얼마만큼의 사업비가 빠져나갔는지 알 수 없다”면서 “단지 사업비를 뺀 운용 수익률만 죽 나열돼 있어 ‘내가 낸 보험료 대비 수익률’을 알 수 있는 정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사업비 명목으로 떼는 보험료 수수료 규모는 얼마나 될까. 회사마다 다르지만 보험사 평균적으로 월납초회보험료 대비 종신보험은 1022%, CI보험 987%, 변액연금 410%, 일반연금 399% 가량을 떼어간다. 손해보험사의 보장성보험도 776%에 달하는 수수료를 떼고 있다. 이는 매월 납입보험료의 10~12% 가량이 사업비 명목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이쯤에서 보험료 대비 수익률을 저하시키는 보험사의 사업비 규모가 적정한지 의문이 생긴다. 소비자가 펀드에 직접 투자할 경우 수수료를 평균적으로 0.5~1.0% 수준을 내는데 10~12%면 보험사가 하는 중개업무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다. 보험사들이 고객 보험료에서 받은 사업비 가운데 실제 집행한 사업비를 제외한 액수가 최근 매년 2조 원 안팎으로 생명보험사 당기 순이익의 80%를 육박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이쯤되면 왜 이리 사업비를 많이 떼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보험연구원이 작년 4월 저축성 상품에 대한 수수료 지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 수수료 총액 중 초년도 비중이 최고 98.5%에 달했다. 소비자들이 보험 가입 초기에 대부분의 수수료를 내는 구조라는 얘기다. 이는 보험모집인(설계사)에게 초기에 많은 수당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보험설계사에게 수당을 먼저 지급하면 설계사가 보험계약을 유지·관리하기 보다 새로운 계약을 따내는 데 치중하게 된다.

주부 김나영(45)씨는 “처음 저축성 보험 가입을 권유할 때는 거의 매일 전화가 왔던 설계사가 가입이후 전화가 뜸해졌다”면서 “1년 후쯤 보험설계사가 바뀌었다는 전화만 받았을 뿐 사후 관리가 전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보험 용어와 자산운용 보고서는 암호처럼 복잡하기만 하다. 얼마 전 보험사를 인수한 한 최고경영자(CEO)가 보험 용어가 어려운 것은 의도적인 것 같다는 의문을 제기할 정도다. 그는 “금융업에 오래 종사한 나도 보험 상품의 복잡한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보험상품 설명서가 어려운 것은 그래야 설계사 도움 없이는 가입할 엄두가 안 나게 만들어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 아니겠다”고 말했다.

한편 특정 연금상품에 가입했는데 수익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해약하지 말고 계약 이전 제도를 활용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해지하면 세금이 많이 나오는 데다 초기 수수료도 높아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계약 이전 제도를 이용하면 이런 불이익이 없다. 보험사 연금상품에 가입했어도 은행 또는 증권사로 가입 기관을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다. 계약 이전 수수료는 최대 5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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