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의 기록’-드로잉展...롯데갤러리 일산점 4~29일

입력 2012-04-0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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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두진-새
‘감성의 기록’-현대미술작가 5인의 드로잉전(展)이 4일부터 29일까지 롯데갤러리 일산점에서 열린다.

작가는 강경구, 김을, 문성식, 안두진, 허윤희씨 등이 참여한다. ‘작가노트로서’, ‘일기로서’, ‘기억과 상상의 편린(片鱗)으로서’, ‘행위의 흔적으로서’ 등 다양한 드로잉을 좀더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다.

작업의 완성을 위한 준비단계 정도로만 여겨지던 드로잉(Drawing)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이후 과정과 의도, 실험성과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내밀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하나의 독립된 매체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가능성이 재조명된 드로잉은 다른 매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작업방식으로 인해 작가의 솔직한 감성을 담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업의 본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매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롯데갤러리 ‘감성의 기록-드로잉’전에서 실험적 작업으로 주목받는 현대미술작가 5인의 드로잉을 선보이고, 광범위한 드로잉의 한 단면에 심도 있게 접근해보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과정과 실험적 시도의 가치, 나아가 드로잉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고 다양한 상상과 해석이 가능한 작가들의 드로잉과 진심으로 소통해 볼 수 있는 기회다.

<감성의 기록-드로인전에 대해>

오랜시간 동안 드로잉(Drawing)은 작품 완성을 위한 과정의 한 부분으로만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이르러 다양성을 추구하게 되면서 결과와 마찬가지로 미술작업의 과정과 개념을 중요시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시대에서는 미술의 범주에 들지 않았던 것들 -주도적 이념의 상실, 다양한 실험, 끝없는 이야기 등- 이 미술의 작업으로 등장하였고, 이는 미술이 하나의 작품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작업세계로 완성됨을 의미합니다.

작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드로잉은 작업의 진정성을 서술하는 매체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드로잉은 작가가 작업을 위해 마주하는 첫 번째 매체이자, 진솔하게 자신을 마주하는 가장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작업의 준비단계로서 간주되어온 드로잉이 독립적인 매체로 주목받는 것은 어쩌면 다양성과 깊이를 동시에 추구하고자 하는 현대미술가들의 고민의 증거일 것입니다.

작가들은 완성의 의무감에 대한 해방과 표현범위의 자유로움 등의 이유로 비교적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드로잉을 대합니다. 그래서 드로잉은 어떤 매체보다도 작가의 감성을 솔직하게 담아낼 수 있습니다. 또한 작가의 작업세계에 대한 상상을 구체화 시키고, 작품의 본성을 잘 나타냅니다.

드로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전시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꽤 많은 드로잉 전시가 기획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대중에게 드로잉은 낯선 매체입니다. 지나친 흥미위주의 접근과 드로잉에 대한 피상적인 설명이 오히려 드로잉이란 매체를 이해하기 힘들게 하였습니다. 드로잉은 다양한 실험의 공간인 동시에 감각적인 본능의 공간이기에 추상적인 설명보다는 시적인 공감을 제시하는 것이 드로잉이라는 매체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롯데갤러리에서는 이런 관점으로 지금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5인 -강경구, 김을, 문성식, 안두진, 허윤희- 의 드로잉에 주목해 ‘감성의 기록-드로잉’전을 준비했습니다. 회화, 설치,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에서 실험적인 작업으로 손꼽히는 작가들의 드로잉을 통해 광범위한 드로잉 영역의 한 단면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작가노트로서의 드로잉-강경구

▲강경구-물길
강경구는 동양화에 뿌리를 두고 현대적 해석과 변용에 진지한 모색을 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물길’ 이야기는 인도 방문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작가가 본 갠지스강은 삶과 죽음이 혼재하는 곳이었습니다. 작가에게 물은 단순히 표현대상이 아닙니다. 작가는 물길을 따라 끝없이 흐르는 물은 인간이 헤쳐가야 하는 삶의 모습이며, 헤어짐과 만남을 지속하는 우리 인생을 항해라고 보았습니다. 사유의 단상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드로잉은 작가에게 편안한 사색의 공간입니다. 특유의 대담한 표현이 장엄한 울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 일기로서의 드로잉-김을

▲김을
다양한 드로잉 작업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는 김을은 특별한 사건의 기록이 아닌 일상의 소소한 감정을 드로잉에 담습니다. 무겁고 진부한 문제도 그의 손에서는 언제나 담담하고도 유쾌하게 여과됩니다. 이번 전시작은 작업실에 머무르며 커피를 마신 후 남겨진 종이컵 밑면을 따라 그린 원을 이용하여 50mm의 평면공간에 매일의 마음을 나타냈습니다. 함께 전시되는 오브제 또한 자유로운 감성이 녹아있는 드로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매일의 감성을 채집해낸 드로잉은 작가 그 자체임을 말해줍니다.

- 기억의 편린(片鱗)으로서의 드로잉-문성식

▲문성식-6월의 뻐구기
작가는 자신이 마주친 경험을 기억하여 차분하고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문성식의 회화작업은 우리가 평범히 여기는 보통의 풍경에서 작가가 느꼈던 불편한 시선을 가늘고 팽팽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는 생-사, 애-락 등 서로 맞서는 낯섦의 틈을 붙잡아냅니다. 그의 회화가 사건현장과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느낌이라면, 드로잉은 작가의 직접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개인적인 기억을 가까이하는 느낌입니다. 작가의 관조적인 정서 뒤로 아련함과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 상상의 단면으로서의 드로잉-안두진

▲안두진-깎아내는 방식
안두진은 이미지의 최소단위에 대한 의문을 시작으로 자신만의 이론을 구축해온 작가입니다. 회화와 설치작업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그의 드로잉은 작품이 태어나는 상상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조형적인 취사선택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생각의 여정을 보여주는 드로잉들은 작가가 사고하는 방식까지 짐작하게 해줍니다. 작가의 주제에 대한 독창적인 분석과 작업세계를 또 다른 시각으로 접근 할 수 있습니다.

- 행위의 흔적으로서의 드로잉-허윤희

▲허윤희-꽃그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한 감정을 시, 회화, 비디오, 설치, 퍼포먼스 등으로 확장해나가는 허윤희의 작업은 언제나 드로잉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작가에게 있어 가장 직접적으로 에너지 전달이 가능한 목탄을 사용하여, 긋고 문지르고 지우는 행위를 통해 생생한 기운을 전달합니다. 지우고 남겨진 흔적들과 바닥에 쌓인 목탄가루들은 작가에게 과정의 흔적이며, 현재의 의미입니다. 글/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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