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기 이후 10억원의 자산을 들고 있는 홍길동(가명, 40세)씨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금리는 초저금리여서 예금이나 적금에 돈을 맡기기에는 이자가 너무 작다. 그렇다고 부동산에 투자하기에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여서 선뜻 들어가기가 겁난다.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기에도 위험성이 높을 것 같아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다. 결국 홍 씨는 은행과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에게 조언을 구해봤다. PB가 홍 씨에게 제안한 자산관리 전략은 우선 연간 목표 수익률을 7~10%대로 잡고 국내 주식 중 대형주나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제안했다.
위 사례는 이투데이가 은행과 증권사를 대표하는 프라이빗뱅커(PB) 100인을 대상으로 초저금리시대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지를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초저금리 시대에 대한민국 부유층의 돈의 흐름을 살펴보면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실시했다. 이투데이는 직접 부유층의 자산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현장 최일선에 있는 PB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그들의 분석을 통해 현명한 자산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이번 설문조사 결과 국내 자산관리 전문가 10명 가운데 6명은 연평균 목표수익률을 10%대 미만으로 잡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투자 수익률로 보고 있다. 연 목표수익률을 어떻게 잡고 있는가에 대해 7~10%의 수익률을 잡고 있다는 대답이 4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10~15%를 목표로 한다는 대답이 34%를 차지했고 5~7%의 수익률을 내겠다는 대답도 17% 기록했다.

단기 1년 유망한 투자처에 대해 응답자 중 23.5%가 ELS와 DLS를 꼽았다. ELS는 투자자의 선택에 따라 위험과 수익을 적절히 배분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증권사들이 원금보장형과 원금 손실 기간을 대폭 낮춘 안정적 투자 상품을 내고 있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DLS는 주식보다 투자 수익률은 낮지만 원금 보장 정도와 투자기간 등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다음으로 단기 유망투자처로 꼽은 것은 국내 주식 중 대형주(17.1%)와 중소형주(15.6%), 국내펀드(12.7%), ETF(9.8%) 등 순이다
중기(3~5년) 투자처로는 대형주(22.3%)가 가장 유망하다고 응답했고 그 뒤를 ELS와 DLS(18.8%), 국내펀드(13.7%), 원자재(7.0%), ETF(6.6%) 등 순으로 유망투자처로 추천했다.
장기(5년 이상) 투자처로도 중기와 마찬가지로 22.3%가 대형주를 꼽았다. 다음으로 국내펀드(14.4%), 부동산(12.8%), 헤지펀드(7.8%), ETF(6.6%) 등이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 현대차 같은 대형주에 대한 직접투자가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히고 있는 점과 부동산이 여전히 장기 투자처로 꼽히고 있는 점이다.
◇한국은 투자처로서 긍정적=투자 유망국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한국이 41.0%로 가장 응답이 많았고 중국(28.4%)이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미국(11.5%)과 브릭스국가(11.5%)가 투자 유망국가라고 답변했다. 특히 브릭스국가(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투자의 경우 중국을 제외하고 개별 국가에 투자하기보다 브릭스국가를 묶어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응답을 나타냈다.
이밖에 2012년 경제전망에 대해 PB들은 기준금리는 동결내지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에 대해서는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에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선거 후 주가 부양에 대한 기대로 다시 상승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올해 투자 유망 업종으로는 IT와 자동차, 조선, 은행 업종이 가장 유망할 것이라 대답했다. 환율은 점진적 상승세를 나타내며 1050원~1100원선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