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화이트데이, 그녀들의 속마음

입력 2012-03-0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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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 사탕말고 사랑을 주세요”

“그래도 야근수당 보다 연애가 좋지, 야근이야 매번 하지만 기념일은 날이면 날마다 오는게 아니잖아.”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온 세상이 핑크빛이지만 여자를 설레게하는 또 하나는 ‘기념일’이다.

남자들이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100일, 1주년 등 챙겨줬는데 또 화이트데이를 챙겨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여자들의 속내를 들여다 봤다.

◇‘남친의 충성도? 확인은 해봐야지’ = 화이트데이는 싱글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고백하는 날로 알려져있지만 주로 연인들이 선물을 주고 데이트를 즐기는 경우가 더 많다. 어찌됐던 연인들의 사랑을 기리는 화이트데이에 정말 ‘사랑’만 기리는 사람은 드문 것이 현실. 남자친구를 위해 발렌타인데이를 준비한 여자들이 3월14일을 앞두고 설레는 것은 사실이다.

굳이 선물 때문이 아니다. 애정을 눈으로 확인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전영경(25·선생님)씨는 “평소에 무심하던 남자친구가 화이트데이를 핑계로 선물을 주고 친절해진다”며 “이렇게 남자친구의 애정을 확인하는 것이 화이트데이 같은 기념일을 기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꼭 물질적인 애정 표현뿐만 아니라 화이트데이를 통해 오붓한 시간을 갖을 수 있다는 점도 여자들이 기념일을 챙기는 이유다.

윤소민(29·대기업) 서로 바빠 시간 내기 힘든데 기념일 핑계로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늦게 들어간다”고 말한다.

맛있는 식사와 근사한 데이트만으로 행복한 화이트데이에 선물까지 받는다면 여자들은 감동의 쓰나미를 경험한다. 하지만 모든 선물이 감동을 부르는 것은 아니다. 이경민(28·성우)씨“액세서리는 내 스타일이 아니어도 받으면 기분 좋지만 누가봐도 센스 꽝인 액세서리는 솔직히 받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센스있는 안목만 믿어도 곤란하다. 이유진(26·뷰티매니저)씨는 “어렸을 때는 꽃이 좋았지만 금전적 가치도 없고 오래 가지 못하는 꽃은 받기 싫다”고 고백했다. 이렇듯 중·고등학생 때 주로 받았던 인형이나 꽃 선물을 내켜하지 않는 경우도 꽤 되니 선물하기 전 여자친구의 성향을 꼭 확인하는 게 좋다.

옷 선물도 나쁘지 않다. 다만 스타일이 분명한 여자들에게는 조금 위험하다. 정혜리(26·사회복지)씨는 “남자친구가 사주면 한 번쯤 입어야 하는데 18살 때부터 엄마가 사주는 옷도 안 입었다”며 “내 스타일이 아닌 옷을 받으면 입기도 곤란하고 외면하기도 난감하다”고 말한다.

◇‘선물, 주면 좋지만, 선택이…’ = 그렇다면 가장 안전한 선물은 뭘까. 여자들이 공통적으로 환영하는 것은 바로 화장품. 지난해 12월 20일부터 27일까지 엠브레인이 25~34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가장 선물받고 싶은 화장품을 조사한 결과 S브랜드의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가 1위로 뽑혔다.

실제로 기념일을 맞아 화장품 매장을 찾는 남자들이 늘어난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S브랜드 권미랑 대리는 “매장에 남성들이 오는 경우는 면세점이 아니고서는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었지만 커플 기념일 등을 위한 선물을 구매하러 오는 남성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가의 S 화장품이 부담스럽다면 S브랜드의 ‘저렴이 화장품’으로 불리는 M브랜드의 ‘타임 레볼루션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를 추천한다.

지난 기념일에 화장품을 선물했다면 액세서리도 좋다. 골든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클래식한 스타일이 스테디셀러지만 다이아몬드 하나만 있는 솔리테어 반지와 겹반지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남자들의 생각과 달리 화장품이던 액세서리던 여자들은 비싼 선물을 원하지 않는다.

결혼정보회사 닥스클럽이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6일까지 미혼남녀 552명(남성 264명, 여성 288명)을 대상으로 화이트데이 적당한 선물 비용에 대해 조사한 결과 ‘3만원에서 5만원’이 적당하다고 대답한 응답한 여성이 26%로 남성(9.1%)보다 많았다.

10만원 이상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남성은 18.9%였지만 여성은 11.5%에 그쳐 남성이 여성보다 고가의 선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물이든, 함께 보내는 시간이든 애정을 직접 표현한다는 사실이 여자에겐 중요하다.

◇‘당신, 또 상술에 놀아난 거야?’ = 화이트데이는 그 기원이 명확히 알려져있지 않다. 발렌타인데이가 황제의 허락이 있어야만 결혼할 수 있었던 3세기 로마시대 군인들에게 몰래 결혼식을 올려주다 사형당한 발렌타인 사제를 기리는 날에서 유래돼 서양에서도 오래된 기념일 중 하나인 반면 화이트데이는 최근에 관행으로 굳어진 기념일이다.

1970년대에 들어서야 일본에서 발렌타인데이가 유행하자 일본의 한 제과업체는 마케팅으로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주는 것을 홍보해 큰 소득을 올렸다. 이에 비인기 품목에 속하는 마시맬로우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만든 기념일이 ‘화이트데이’라는 설이 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화이트데이를 빌미로 국내 제과업체에서 초콜릿과 사탕을 프로모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기념일이 연인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마케팅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데이’ 기념일에 대한 인식도 전과 많이 달라졌다.

오리온 관계자는 “화이트데이가 일본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예전에는 한국도 마케팅을 펼쳤지만 더 이상 따로 화이트데이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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