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능력 썩히기는 아까운데… 여성부 직업훈련 노크해볼까

입력 2012-02-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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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고학력 경력단절여성 직업훈련’ 관심고조

# 대학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한 서명화(25·일산)씨는 졸업 전이지만 벌써 신입사원 명함을 갖고 있다. 그녀가 일하는 곳은 다름아닌 전시회 프로모션 기획사. 직무와 전혀 다른 전공에 경력도 없는 그녀가 MICE 전문가로 당당히 취업에 성공했다.

MICE는 전문가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 등의 네 분야를 직접 기획하는 사람이다.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 모터쇼나 쇼케이스 등을 준비하기 때문에 전망이 밝다.

평소 이벤트 관련 기업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명화씨는 관련 정보를 구하다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여성가족부의 ‘고학력 경력단절여성 직업훈련 및 취업지원 사업’ 프로그램에 대해 들었다. 마침 MICE 전문가 과정이 있어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에 합격해 수강을 시작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 2회, 6개월 동안 일산에서 송파여성인력개발센터까지 와 교육에 참석했다. 기획서를 만들고 전시회에 참석해 관계자를 만나 직접 실무와 관련된 이야기도 들었다.

명화씨는 “관련 업무뿐 아니라 전시, 이벤트, 인센티브 여행 등 다양한 분야와 실무 영어 등의 교육까지 받아 유익했다”고 말했다. 특강 교수는 그녀의 열정적인 태도와 능력을 인정해 전시회 프로모션 기획사에 추천했고 그녀는 신입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09~2011년) 15세 이상의 여성 고용율은 각각 47.7%(2009), 47.8%(2010), 48.1%(2011)로 절반이 안 된다.

2009년 여성 전체 취업자 수는 977만2000명으로 대졸 이상 취업자는 327만5000명에 불과하다. 2010년은 342만5000명(총 991만4000명), 2011년 356만4000명(총 1009만1000명)만이 취업에 성공했다.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불황 등 세계적인 불경기 속에서 고학력 여성들의 취업은 겨울을 벗어날 줄 모르고 있다. 이를 위해 여성부가 나섰다.

바로 ‘고학력 경력단절여성 직업훈련 및 취업지원사업(이하 여성취업지원사원)’. 이 사업은 2010년부터 출산·육아 등의 사정으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직업훈련이다. 단순히 직업 훈련이 아니다. 지자체가 지역 산업을 고려해 여성 경력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취업연계까지 이뤄지고 있다.

아무래도 경력 단절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라 수강자의 연령대는 30~36세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명화씨처럼 대학 졸업을 앞두고 첫 직장을 구하기 위해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서명화씨는 “요즘에는 워낙 불경기라 대부분 따로 취업학원을 다니지만 비싼 가격과 취업 연계가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여성취업지원사업은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교육을 받으며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여성취업지원사업은 시작 첫 해 4개 시·도에서 3개 프로그램만 운영됐다. 지난해에는 예산을 6억원으로 증액하고 16개 시·도로 범위를 넓혀 21개 프로그램으로 대폭 확대했다.

그 결과 서울에서는 △공연기획마케터 △MICE 전문가 과정이 개설됐다. 부산(△LED 응용디자이너 △치과기공사 △항만물류 여성 전문 관리자), 울산(조선·선박 설계사 양성과정), 경남(△자연생태지도사 △무역회계 전문가), 충북(△기업 HR 전문가 △R&D 행정전문가) 등 전국 새일센터와 광역본부를 중심으로 교육신청을 받고 있다.

올해는 전체 교육 수료자 411명 가운데 256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취업률은 62.3%로 전년 대비 4.5%나 상승했다. 수료자 가운데는 취업 대신 대학원에 가거나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울산의 경우 수료자 전원이 취업에 성공하는 저력을 보였다. 지역산업 수요에 맞춰 커리큘럼을 진행한 결과다. 남성 편중이 두드러진 항만물류 직종에서의 채용이라 더욱 의미있다고 여성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교육비용도 10만원으로 저렴하다. 여성부가 훈련과정 당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교재비가 포함된 10만원만 내면 밥값까지 받으며 직업훈련과 취업연계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들이 3일, 8주 단위로 바뀌기 때문에 강의 수준이 기초 과정에 머문다는 건의가 있었다. 이 때문에 여성부는 사업 시행 3년째인 올해부터 프로그램 확대 대신 프로그램의 전문성 및 취업지원 방식을 개편하는 질적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수요가 충분한 분야는 2년 연속 수강할 수 있도록 수정된다.

여성부 관계자는 “기존의 고용노동부와 연계하는 취업 지원이 아닌 여성가족부만의 독자적인 사업으로 교육 수료 후에도 수강생들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계속 관리하고 있다”며 “역량있는 경력단절 여성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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