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의원, 법안발의 성적표는?

이명수 354건 ‘발의왕’ · 조순형 0건 ... 대권주자중 박근혜가 10건으로 가장 많아

18대 국회 4년 동안 국회의원의 법안 대표발의 건수가 개인당 적게는 0건에서 많게는 354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안발의는 각 의원의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 중 하나다.

19일 현재 가장 많은 법안을 발의한 의원은 초선의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으로, 무려 354건이나 됐다. 4일에 1건 꼴로 법안 제정 또는 개정안을 낸 것이다. 이 의원은 많게는 하루에 20건 이상을 발의했다.

그는 작년 음악산업발전을 저해하고 가수들의 불신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가수들의 립싱크·핸드싱크를 제재하는 법안을 제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최근에는 세종시의 등장으로 인한 사회혼란방지를 위해 각종 법안에 세종시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한 행정심판법 개정안, 감사원법 개정안, 공중방역수의사법 개정안 등을 처리했다. 그밖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여신전문금융법 개정안,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계류 중인 법안도 다수 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것은 의정활동의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의원이 평소 정치, 사회, 문화 등 많은 분야에 있어 불편부당한 법안에 대한 개정의 필요성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법안 발의율 2위는 225건을 발의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다. 홍 의원은 대표 재직 시절에도 동의의결제 도입을 골자로 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평소에도 법안 재·개정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원법안 민원이 자주 들어온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음으로 민주당 강창일(197건), 민주당 김우남(193건), 한나라당 권경석(143건), 민주당 박은수(142건), 민주당 김춘진 오제세(141건), 민주당 전현희(136건), 민주당 양승조(119건), 한나라당 임동규(118건) 의원이 많은 법안을 발의했다.

특히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4년 내내 법안을 단 한 건도 발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윤진식 의원,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와 신건 의원, 정세균 전 원내대표 등도 18대 회기 동안 단 1건의 법안을 발의하는데 그쳤다.

이밖에 한나라당 김태호 의원과 박희태 국회의장이 각각 2건, 한나라당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원희룡 의원, 민주당 강성종 의원이 각각 3건의 법안을 발의하는 등 의정활동이 저조했다.

대권 주자들 가운데선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10건을 발의해 가장 많았고,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7건), 민주당 정동영 의원(6건),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4건),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1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의원들의 전체 법안발의 건수는 회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6대 국회 때 1912건에 불과했던 발의 건수는 17대 들어와 6387건으로 껑충 뛰었고, 18대 때 1만 2033건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법안 발의가 늘어난 만큼 각종 중복법안, 대안, 회기만료 등으로 폐기되는 법안도 많아졌다. 법안폐기 건수는 16대 1351건에 불과하던 것이 17대 4944건, 18대 3758건으로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