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그들은 누구인가](25)직원만족부

입력 2012-01-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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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까지 챙겨주는 ‘고충해결사’

직원 고민해결 업무능률 향상

가족여행 등 프로그램도 운영

#1. 우리은행 김정민(가명) 대리는 2년간의 육아휴직이 끝나면서 고민에 쌓였다. 은행으로 복귀를 해야하지만 마땅히 아이를 맡아줄 곳이 없기 때문이다. 고민을 하던 김 대리는 결국 은행 내의 직원만족부를 찾아 상담을 한 후 상암동에 위치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 있었다.

#2. 국민은행 최성호(가명) 과장은 인사에서 지점발령을 받자 걱정이 앞섰다. 지방발령을 받으면서 출퇴근 시간만 4시간을 훌쩍 넘겨서다. 평소 퇴근 후에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이 과장은 결국 직원만족부를 찾아 상담을 받았다. 당장 지점을 옮길 수는 없지만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하루종일 고객을 상대하는 은행원들은 스트레스도 많이 쌓인다. 뿐만 아니라 승진 등 직장문제 뿐만 아니라 결혼·자녀교육 등 개인사까지 고민도 다양하지만 풀 곳도 마땅히 없다. 그때 은행원들이 찾는 곳은 ‘직원만족부’다. 실제로 최 과장의 경우 직원만족부에서 인사부와 의견교류를 통해 다음 인사에 이를 반영해주기로 했다.

흔히 은행 내에서 직원만족부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든 것을 케어해 주는 곳”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직장문제 뿐만 아니라 사소한 개인사까지 상담하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직원들의 스트레스와 고민해결에 신경을 쓰는 것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특히 금전적인 문제로 고민이 직원의 경우 자칫 횡령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영업점에서 고객과 웃으면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곳이 직원만족부인 것이다.

직원만족부가 은행에 정착된 것은 10년도 안됐다. 이전에는 은행 내 인사부에 함께 있었지만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극히 드물었다고 한다. 상담을 한 이후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2002년 8월 금융권 최초로 발족한 것이 시발점이 돼 오늘날 전 은행권으로 확산됐다.

A은행 김모 팀장은 “본인 스스로 얘기를 하지 않으면 사실 잘모르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면서 “과거 인사부에서 업무를 담당할 때와 달리 고민을 먼저 털어놓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스트레스와 고민을 재미있게 풀어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자’라는 모토를 갖고 있는 직원만족부 직원들의 주된 업무는 고충상담, 조직 활력 및 커뮤니케이션 제고, 직원만족관련 각종 프로그램 실시, 후생 등이다. 특히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사기를 높이기 위해 △가족과 함께 떠나는 주말테마여행 △미혼여직원 솔로탈출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그러나 직원만족부의 직원들은 ‘직원불만 제로’도전하지만 난감한 상항에 처할 때도 많다. 직원들의 고민을 상담을 통해 듣지만 슈퍼맨이 아닌 이상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도 종종 있어서다. 김 팀장은 “(직원들이) 원하는 만큼 다 해주면 좋지만 조직에서 정해진 기준에 맞춰 운영하다보면 현실상 어려움에 처하기도 한다”면서 “그러한 상황을 이해해주지 못할 때 서글프다”고 말했다.

직원만족부만의 남모를 애환도 있다. 직원만족부에서 일한지 1년차인 B은행의 박모 차장은 “직원들은 고객에게 스트레스를 받지만 직원만족부 직원들은 오히려 직원(은행원)들에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해결방안이 없다고 하더라도 고민만 듣고 있어줘도 한결 좋다는 얘기를 할 때면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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