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 흥망성쇠의 비밀] ① 몰락한 기업에서 배운다

입력 2012-01-10 07:38 수정 2012-01-1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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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미국 금융위기에다 유럽발 재정위기 폭탄에 따른 불확실성에 무너지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수십년이 넘는 역사는 물론 한 때는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몰락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최근 코닥을 비롯해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 야후 등이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채 자만에 빠져 추락했다.)

한때는 업계의 절대강자로서 세계를 주름잡던 시절이 있었다. 기존에 없는 발명품으로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했던가.

이스트먼코닥·노키아·모토로라의 공통점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스마트 기기, 디지털카메라 등 첨단 기기의 등장과 함께 몰락한 대표적 기업들이다.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립 131년을 맞은 코닥이 수주 안에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가 나오자 주가는 하루 새 28% 폭락했다.

1970~1980년대만 해도 코닥이 이런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미국에선 오랫동안 ‘기록하고 싶은 순간’을 ‘코닥의 순간(Kodak moment)’이라고 부를 정도로 코닥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코닥의 몰락은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한 탓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역설적이지만 디지털 카메라를 처음 개발한 회사가 바로 코닥이다.

그러나 코닥은 1975년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해놓고도 정작 자신은 변하지 않았다.

1980~1990년대에는 화학·의료용품을 비롯해 욕실 세정제까지 여러 사업을 기웃거리면서 변화의 시기를 놓쳤다.

디지털 카메라 사업 비중을 늘렸다면 지금의 파멸은 오지 않았겠지만 이미 시간을 돌리기에는 늦었다.

휴대폰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노키아 역시 변화없이 영원한 1등을 꿈꾼 패자가 됐다.

스티븐 엘롭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불타는 플랫폼’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는 노키아가 불길에 휩싸인 석유시추 플랫폼에서 타 죽을 수도 없고 얼음장 같은 북해의 물 속으로 뛰어들 수도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하소연했다.

엘롭 CEO는 “우리가 단말기를 세분화해 접근할 때 경쟁사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개발자·응용프로그램·전자상거래·광고·검색·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을 아우르는 전략으로 우리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갔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노키아는 물론 모토로라도 생태계의 패자로 전락했고 특허 괴물로 성장한 구글은 모토로라를 집어삼켰다.

애플발 지각변동은 작년 8월 구글의 모토로라를 인수에서도 확인됐다.

모토로라는 ‘RAZR’폰 출시 이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지 못한 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져 수년 전부터 매각설에 시달렸다.

이런 가운데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애플과의 특허전에 대비하기 위해 불가피한 전략이었다는 평가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등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공개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장했으나 애플이 주도하는 무차별 특허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모토로라를 손에 넣어야 했다.

하드웨어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모토로라를 인수함으로써 애플의 특허 소송을 원천봉쇄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산업 경계마저 무너지는 초경쟁시대에서 혁신을 게을리하는 기업은 생존 자체가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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