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회생기업 대주주 도덕적해이 막는다

입력 2011-12-2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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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박탈 등 책임 강화…“‘고통분담’ 없으면 금융 지원 불가”

은행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들에 대한 대주주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를 막기위해 경영권 포기 등 엄격한 책임을 져야 금융지원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고통분담이 없으면 금융지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은 추가 자금지원을 결의하면서 이 회사 대주주에 최대 100대 1의 보유주식 감자를 요구하기로 했다.

채권단의 요구대로 감자가 진행되면 대주주의 보유주식 대부분이 사라져 사실상 경영권을 상실하게 된다.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면서도 경영권을 보장해줬던 전례와 180도 달라진 조치다. 채권단 관계자는 “부실경영의 책임을 엄격하게 묻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진흥기업은 채권단의 강력한 요구로 최대주주인 효성이 보유주식을 전량 소각했다. 2008년 진흥기업을 인수한 후 3000억원을 쏟아부었던 효성은 돈줄을 쥔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한 고려개발의 채권단도 대주주인 대림산업에 추가 자금지원 등 ‘고통 분담’을 제안하기로 했다.

이처럼 기업 회생을 지원하는 은행들의 태도가 강경해진 것은 채권 위험이 커진데다 대주주의 모럴해저드가 심해졌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기업 회생 업체인 조선소나 건설사는 대부분 중소형사였다. 그러나 건설·조선업종의 불황이 심각해진 탓에 위기에 처한 기업의 규모가 대형화했다. 성동조선해양은 수주잔량 기준 세계 8위 조선사다. 고려개발은 건설사 시공순위 38위를 차지한다. 채권단이 지원해야 할 돈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동조선해양에 올해 2500억원을 지원한 채권단은 앞으로 1조원 가량을 추가로 지원해야 한다. 진흥기업이나 고려개발도 대규모 자금지원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기업들이 회생하지 못하면 은행들은 수천억원의 지원금을 모두 날려야 한다. 대주주의 ‘고통 분담’ 없이 이러한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는 것이 은행들의 견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 회생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가 커질수록 대주주의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채권단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일부 기업인들의 모럴해저드가 심화된 것도 채권단이 강경한 목소리를 낼수 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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