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해외진출기업 U턴하세요

입력 2011-12-22 10:21 수정 2011-12-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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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조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이미 발효되어 시행중인 한ㆍ칠레, 한ㆍEU FTA, 그리고 한ㆍ인도 CEPA 때와는 달리 유독 한ㆍ미 FTA 비준동의안만 국회를 통과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비준동의안이 통과되었지만, FTA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의 우려가 있는 만큼 이분들에 대한 피해대책과 예방대책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야 한다. 동시에 FTA 시행에 따른 경제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FTA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지원책 마련도 착실히 준비해나가야 한다.

중국에 갔던 부산의 한 신발공장의 이야기다.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회사는 IMF를 겪으면서 국내 기업여건이 악화되어 중국으로 설비의 대부분을 이전했다. 최근까지 이 회사는 중국 현지 공장 내 4개의 생산라인을 가동해 매달 12만 켤레의 신발을 제작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 수출해왔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부터는 한ㆍEU FTA 발효를 앞두고 관세혜택을 누리기 위해 중국 생산라인은 2개로 줄이고, 국내는 라인을 증설해 4만 켤레를 생산ㆍ수출하고 있다.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20명에 불과했던 직원수도 60명으로 세 배나 늘렸고, 매일 야근에 휴가까지 반납했지만 일손이 부족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한ㆍ미 FTA 발효를 예상한 미국 바이어들이 몇 달 전부터 주문을 해 일감이 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어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ㆍ미 FTA로 한국산 제품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폐지되기 때문에 중국 업체보다 한국의 거래처를 선점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기 때문이다.

비단 이 업체의 일이 아니다. 한ㆍ미, 한ㆍEU FTA 등 우리나라의 경제 영토가 전 세계의 61%로 확장되면서 해외로 진출했던 국내 기업들이 관세혜택을 누리기 위해 다시 국내로 복귀하려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경제위기와 현지의 급격한 임금인상 등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저임금만 바라고 해외로 떠났던 기업들도 되돌아오려는 움직임도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막대한 이전비용은 물론 이전을 하고 싶더라도 이전기업에 대한 국내의 재정ㆍ행정적 지원정책이 전무했기 때문에 해외진출기업이 국내로 복귀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만약 이들이 국내로 복귀한다면 다소나마 국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고, 특히 이들이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으로 이전한다면 지역 경제발전과 국가균형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에 지원책 마련이 절실했다.

그래서 필자는 지난해 초 일본과 대만의 사례를 연구했다. 일본은 이미 2000년 초반부터 지역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기업입지촉진법」개정을 통해 U턴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었으며, 대만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2006년부터 「해외투자기업 U턴 투자 강화조치」를 마련해 지원하고 있었다.

이들 국가의 사례를 참고하여 필자는 해외에 진출했던 국내기업이 지방으로 복귀할 때 법인세와 소득세, 취ㆍ등록세를 파격적으로 감면하는 내용의「국가균형발전특별법」등 3개 법안의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정부와 협의하여 이미 올해부터 시행 중에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향을 그리워하기 마련이다. 해외에 진출했던 기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이미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준비해놓았으며, 일부 자체단체에서는 U턴 기업 전용산업단지를 조성한다고 한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FTA시대, 해외로 진출했던 기업들 U턴 하세요!”

/김성조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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