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캡틴]LG전자 창원공장 손병옥 가정용 에어컨 담당

입력 2011-12-2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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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바람' 휘센…100% 무결점 목표

▲손병옥 LG전자 창원공장 AE사업부 가정용 에어컨 생산담당은 '100%가 아니면 99%에 만족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생산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손 담당이 창원공장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내에 에어컨이라는 개념조차 정립돼 있지 않던 1968년 당시 LG전자는 최초로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다. 한국 에어컨 시장의 첫 삽을 뜬 주자다. 2000년에는 세계 가정용 에어컨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후, 2005년까지 6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가정용 에어컨 업계 최초로 누적판매 1억대를 가장 먼저 돌파한 기업도 LG전자다.

2011년. 에어컨이 흔한 현재. 한 편의 광고에서 마린보이 박태환은 체조요정 손연재에게 시원한 물 속으로 들어오라 권한다. 손연재 선수는 찡긋 웃어보이고는 물 밖이 물 속보다 더 시원하다며 오히려 나오라한다. 이유는 LG전자 휘센 에어컨. 휘센은 ‘물 속보다 시원한 바람’으로 올 여름 에어컨 시장을 휩쓸었다. 올해 7월까지 국내 매출이 작년동기대비 132% 증가하는 등 LG전자는 성과 창출을 이어가는 중이다.

손병옥 생산담당은 이 효자 제품 생산을 진두지휘하는 현장의 캡틴이다. 그는 LG전자 창원공장 AE(Air-Conditioning & Energy Solution) 사업본부에서 가정용 에어컨(RAC·Residential Air-Conditioning) 생산을 총괄한다.

1976년 설립된 창원공장은 연구개발기관과 함께 시스템 에어컨 등 프리미엄 제품 등을 만드는 LG전자 가전제품 생산의 중심지. 창원공장에서 작업복을 입고 있는 손 생산담당을 만났다.

◇LG전자의 목표는 세계 시장=손 담당은 현 사업부를 맡기전에는 중국 생산공장에서 5년간 근무했다. 중국 다음으로는 터키법인(LGEAT)에서 법인장으로 6년을 근무한 경험도 있다. 세계시장에 맞선 경험이 손 담당을 에어컨 사업부로 오게했다고 한다.

“처음 자리를 맡았을 때는 조직이 탄탄해서 할 일이 없겠구나 생각했어요, 마음이 조금 편했던 게 사실이예요. 제가 새롭게 추진할 일은 별로 없을 줄 알았죠.”

하지만 실제 부딪힌 현장은 상황이 달랐다.

“일이 굉장이 많아요. 이유는 LG전자의 목표 시장이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에어컨사업은 해외 매출이 국내의 2배 수준이고, 생산비율도 해외가 70% 정도라, 먼저 한국에서 해외 법인의 현황을 살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했습니다.”

한국의 전 조직원은 각자 담당법인을 맡았다. 법인의 현황을 책임지고 파악한 후, 매주 화상회의를 열어 의견을 취합해갔다.

해외시장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다른 해외업체에 비해서는 LG가 글로벌 시장에 뛰어든 지 15년으로 오래되지 않았지만, LG 법인은 터키·중국·사우디 등 전 세계 각 곳·적재 적소에 위치해 있어 두려울 게 없습니다.”

자신감은 노력없이는 가질 수 없는 법. 손 담당은 99%라는 사업성과에도 만족하지 않는 치밀함으로 노력한다고 했다.

“일을 하다 보면 매일같이 99%, 99.5%와 같이 완벽에 가까운 수치의 데이터가 올라옵니다. 하지만 99%는 100%에 근접한 숫자인 동시에 1%가 부족한 숫자이기도 하죠. 저는 늘 100%를 채우기 위해 애씁니다.”

그는 이같은 완벽주의 실현의 원동력을 ‘품질’로 꼽았다. 손 담당은 “6시그마는 품질에 있어서 완벽함을 뜻한다”며 “생산시스템·재고관리·생산량 한계를 넘는 목표를 가질 수 도 있지만, 소비자가 믿을 있는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터키 법인에서의 경험 가장 소중해= 손 담당은 에어컨 생산을 담당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터키법인에서의 성과를 꼽았다.

손 담당이 터키 법인을 담당했을 때 매출은 1억2000만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원가절감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매출이 4억9000만불까지 늘어났다.

손 담당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사용한 방법은 원가절감·현지파악이었다”며 “처음에는 3억달러 매출이 목표였지만 열심히 뛰다보니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원가절감을 위해서는 공정에 들어가는 부품·재고를 최대한 낮춰야 했다. 공정이 시작되기 전 모델별로 분류해 필요한 부품을 미리 계산하는 것은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필수작업이었다.

“원가 절감의 또 다른 방법은 이른바‘소매상이 도매상에 신세지기’였습니다. 터키 법인은 매출규모로 봤을 때 LG 내에서 작은 법인인데, 큰 법인에서 부품을 구매할 때 함께 구매하면 좀 더 낮은 단가로 구매할 수 있어 원가를 줄이는 방법으로 삼았죠.”

이같은 원가절감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손 담당은 현지 기후의 특성을 고민한 판매전략을 수립했다.

겨울에 온난한 우기가 찾아오고 여름에는 고온의 맑은 날씨가 지속되는 지중해성 기후를 감안, 냉난방이 모두 되는 에어컨을 판매한 손 담당의 전략이 주효했다.

◇앞으로는 ‘후지쯔’처럼 =“‘후지쯔 사업전략’이라고 아세요? 저는 이 사업전략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는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후지쯔’로 요약했다. 후지쯔는 하드웨어·ICT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일본계 글로벌 기업이다.

“후지쯔는 ‘인력을 최소화하고 연구개발은 일본에서만 하며 판매는 선정된 에이전트가 담당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어요.”

그는 이 방식이 최소한의 인력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잘 하는 사람이 연구를, 판매를 잘하는 에이전트가 판매를 담당하게 해 인력낭비가 없어야 한다는 것.

“제조업에서는 1인당 매출액을 극대화하기 위해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사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실리주의·실용주의를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손 담당은 LG전자에 처음 들어올 때 손 담당은 빈털터리에 몸뚱이 뿐이었다고 회상했다. 지금은 화목한 가정도 꾸렸고 먹고 살만한 위치인 것 같다고. 앞으로는 본인의 성장을 다음 선수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저의 신조는 솔선수범입니다. 해외에서 부딪힌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제가 먼저 몸으로 보여주는 게 해답이었죠. 후배들에게 물려줄 자산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솔선수범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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