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일터]어! 사내방송 시트콤에 내 얘기가…

입력 2011-11-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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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커뮤니케이션 새 바람

“저는 워킹맘이예요.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게 아무래도 쉽지 만은 않죠. 그런데 제 고민이 그대로 사내방송에 나오는 거예요. 공감이 많이 됐어요.”

삼성전자에 근무했던 A씨(33)는 지난해 사내방송에서 방영했던 시트콤이 직장생활에 큰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워킹맘·외국인 직원 등 조직원 간 소통문화 확산을 위해 사내 시트콤을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은 매주 목요일 직원들의 직장 내 도전과 애환을 담은 시트콤을 방영했다. 삼성방송센터(SBC)는 지난 2년 간 매년 가을에 시트콤을 만들어 왔다. 시즌 1은 ‘체인지’, 시즌 2는 ‘오피스 다이어리’였다.

올해는 사내 시트콤 제작에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했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16일 삼성방송센터(SBC)가 ‘우리가 꿈꾸는 삼성의 모습’을 주제로 사내 시트콤을 제작하고 17일 단편을 첫방송했다. 비가 갑자기 쏟아져 직원들이 근무할 수 없는 여건에 처하자, 직원들이 어린이집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며 겪는 에피소드를 그려냈다. 24일부터는 장편 시트콤이 연속 방송될 예정이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들이 늘면서, 시트콤 등 특별한 형식을 통해 조직원 간 소통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전에는 사내 동호회·등산·연말 모임 등이 사내 교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요즘에는 사내 방송으로 회사 소식 뿐만 아니라 시트콤까지 제작해 회사 내 교류를 활발하게 한다.

LG그룹은 최근 시트콤 ‘LG인의 애정남’을 방송했고, SK그룹방송 gbs는 지금까지 총 9편의 시트콤을 방송했다. SK그룹 시트콤 주제는 ‘구성원들의 행복을 위해 바뀌어야 할 조직문화’ 등 이었다.

◇ 상사가 먼저 퇴근하라고 할 땐?

“퇴근시간 후 상사가 일이 끝났으면 먼저 퇴근하라고 하는데 맘 편히 퇴근하기도 그렇고… 이거 정말로 애매합니다잉~. 그래서 정해 드립니다잉~.”

대사는 최근 사내방송을 통해 방영된 ‘LG인의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의 한 대목이다.

개그맨이 일상생활의 애매한 것의 기준을 정해주는 인기 개그프로그램을 패러디한 방송이다. LG는 TV 개그 코너를 맡은 개그맨 최효종씨를 직접 출연시켜 LG 임직원들이 평소 회사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애매한 상황들에 대해 기준을 정해줌으로써 웃음과 공감을 유발했다.

1편이 방영된 후 사내 인트라넷 LG인(LG IN)에서 조회수가 3만8000 건을 돌파할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최근 방영된 2편은 이틀 만에 조회수 1만2000 건을 돌파할 정도로 LG맨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은 △상사가 일 끝났으면 먼저 퇴근하라고 할 땐? △적당한 회의시간은? △친한 동료의 기준은? △회의 중 화장실이 급할 땐? 등 LG 직원들이 사전에 사내게시판에 많이 올린 질문을 주제로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LG그룹은 이전에도‘회사탐구생활’이라는 시트콤을 방송했다. 시트콤은 케이블에서 인기를 끌었던 ‘남녀탐구생활’패러디물로, 이야기는 직장 내 회식·회의·통근버스 문화 등 직원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었다.

“상사가 소매로 닦은 술잔을 권해요. 잔이 10배는 더러워진 것 같아요. ”

“립스틱도 아니고 소주를 입술에만 바르고 있어요. 오랜만의 회식자리에서까지 간을 보호한다고 몸부림치는 후배를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 한구석이 삭막해짐을 느껴요.”

시트콤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해 조직 분위기가 부드러워졌고, 결과적으로는 업무효율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었다. 방송이 LG 사원들의 설문조사 등을 토대로 구성됐기 때문에 공감은 더 컸다.

LG관계자는 “선후배 사원 간 접점을 찾아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회의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차원에서 만든 방송”이라면서 “방송 내용이 다들 공감을 얻으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 시트콤 주인공은 협력사 직원?

삼성의 시트콤은 연기자는 물론 시나리오·OST제작·스탭 등 모든 역할을 삼성 임직원들이 도맡았다. 참여인원은 오디션을 거쳐 선발했을 정도로 직원들의 참여 열기가 높았다.

특히 이번에 제작한 시트콤에는 정직원이 아닌 협력사 직원이 주연후보에 올라 화제가 됐다.

삼성은 시트콤 배우가 될 수 있는 문호를 그룹 관계사 뿐 아니라 협력사에까지 개방해 주연배우 후보군에 오를 수 있게 했다. 후보에 올랐던 협력사 직원 조씨는 당시 “협력사 직원이지만 삼성이라는 공간 안에서 삼성의 일원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삼성은 앞으로도 시트콤 형식의 방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철영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경영철학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거나 결속력을 다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다양한 포맷의 사내방송으로 직원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고 회사 홍보까지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전했다.

◇ 회장님께 건의한 내용이 시트콤으로

‘진정 변화를 원하는가?’ ‘분석만 하다 마실라우?’‘말 좀 들어주세요.’

SK그룹 시트콤은 기획으로 총 9편이 방영됐다. 회사 내 종이 사보가 없어지면서 대신 사내방송을 활성화했는데, 특히 시트콤의 반응이 좋았다. 방송이 기업문화 개선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었다는 평가를 얻었다. 직원들이 사내게시판 토론방에 직원들이 건의사항 등을 올리면 그 내용이 주제로 시트콤을 제작해왔다. 내용은 제도와 문화·리더 육성·소통의 힘 등으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을 친근한 형식으로 제작했다.

호응도는 높았다. 방송이 끝나면 익명게시판인 ‘tok소리’에 후기가 즉각 올라온다고 한다.

SK그룹은 매주 목요일에 심층 기획물을 담아왔다. 프로그램은 구성원의 이야기·기업문화·경영층의 메시지 등이다. 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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