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복인가 재앙인가] (18)-1 계륵인가, 축복인가…짝퉁산업

입력 2011-10-27 10:00 수정 2011-10-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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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빼고 다 가짜”중국은 짝퉁천국…당국 단속 엄두 안나

“중국에서는 사람만 빼고 모든 것이 가짜다”

진짜처럼 보이는 모조품 수준을 넘어 진품으로 재창조하는 중국의 짝퉁문화, 이른바 ‘산자이(山寨)’를 비하한 말이다.

중국의 짝퉁산업은 2010년 5조8786억달러의 국내총생산(GDP) 중 20% 정도를 기록할 정도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20%가 짝퉁이라는 이야기다.

중국의 짝퉁산업은 하나의 문화로 뿌리를 내려 원천 봉쇄하기가 어려운 데다 원 제품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기업들의 이익을 갉아먹는다는 점에서 사회악을 조장한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전기가 중국어판으로 번역돼 현지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잡스의 전기는 24일(현지시간) 23개국에서 동시 출간됐지만 공식 중국어판은 출간 전이다. 생전 잡스의 주문으로 집필된 전기는 아이작슨의 저서가 유일하다. 신화통신

중국의 짝퉁산업은 상상을 초월한다.

월터 아이작슨이 집필한 스티브 잡스 고(故)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전기가 출간 하루도 안돼 짝퉁판이 등장한 것을 비롯해 명품·IT(정보기술)·자동차·식품 등 전 세계 산업계가 중국산 짝퉁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의 게임기 제조업체 LetVGO가 2007년 내놓은 ‘비(Vii)’는 일본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위(Wii)’를 모방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옴니아폰’은 중국에서 ‘산성 옴니아폰(SANSUNG OMNIA)’이란 이름으로 버젓이 팔리기도 했다.

급기야 영국의 명차 롤스로이스 ‘팬텀’을 본 뜬 자동차까지 등장했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롤스로이스의 7~8억원대에 달하는 팬텀을 ‘GE’라는 이름으로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했다.

영국 런던의 택시 중 상당 수가 지리의 ‘GE’를 애용하면서 명차 중의 명차인 롤스로이스를 놀림감으로 만들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산 명품백과 구두 등은 진품과 모조품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쿤밍의 짝퉁 애플 앱스토어다.

미국인 블로거가 우연히 발견했다는 이곳은 애플 간판을 달고 직원들도 애플 유니폼을 입고 있었으며 제품 진열대도 애플처럼 만들었다.

그러나 애플 중국 매장이 베이징과 상하이에만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곳은 짝퉁으로 밝혀졌다.

놀라운 것은 근무하는 직원들조차 자신이 진짜 애플 매장에서 일한다고 착각할 정도로 감쪽같이 속았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즉각 조사에 나섰고, 애플 측은 중국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반영해 중국 매장을 현재 4개에서 6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의 짝퉁문화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장면이다.

당시 밤 하늘을 수놓았던 화려한 불꽃쇼는 컴퓨터그래픽이었고, 혁명가 ‘가창조국’을 부른 소녀는 립싱크를, 56개 소수민족을 대표해 중국 국기를 들고 등장한 어린이들은 한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이 연주할 때 흘러나온 곡도 녹음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 나중에 드러난 진실에 세계가 경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 인기 드라마 ‘로스트’의 중국판은 ‘모루톈탕(末路天堂·말로천당)’이며,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를 모방한 드라마 ‘드림스 링크(Dreams Link)’‘도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했지만 ‘짝퉁 천국’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것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상품의 수출입 및 위생관리기관인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은 짝퉁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단속에 팔을 걷어부쳤다.

하지만 짝퉁의 종류와 수가 워낙 많고, 판매 경로 또한 다양하고 은밀해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중국 공안 당국에 최근 적발된 짝퉁 관련 범죄는 6700여건, 9300여명으로 규모는 35억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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