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은행만 배를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제재의 연장선으로 대출금리는 올린 반면 예금금리는 내리면서 예대마진이 커졌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대구·부산 등 8개 은행과 금융지주사의 3분기 순이익에 대한 증권사의 예상 평균치는 3조2000억원인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3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였던 2005년 3분기보다 좋은 실적. 당시에는 카드 계열사의 정상화로 2003년 카드대란 때 쌓았던 대규모 충당금이 환급됐다는 배경이 있다.
또한 8개 은행의 3분기 순이익만으로도 현대건설 매각이익을 제외한 전 은행권의 2분기 순익 3조1000억원을 상회한 수준이다.
이 같은 은행들의 이익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우량 대출을 우대한다는 취지로 대출금리를 높게 받은 영향이 컸다. 반대로 예금금리는 대출금리의 상승만큼 오르지 않아 예대마진이 높아진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7월 연5.46%, 8월 연5.58%로 한달 만에 0.12%포인트 올랐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대출금리 상승폭이 0.16%포인트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승폭이 큰 것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국내은행의 예대 마진 현황과 시사점’에서 국내 예금은행의 예대마진 수준이 금융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잔액기준 예대마진은 2008년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증가하다 2% 후반대에서 하락하고 있으며, 국내 은행의 예대마진 수준은 일본보다는 다소 높지만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금융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 예대마진이 지나치게 낮으면 은행의 예대업무 유인이 낮아져 자금중개 기능이 약화되고 대손충당 여력이 떨어져 은행산업의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고 너무 높으면 금융소비자 후생이 은행으로 이전돼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예대마진이 형성되도록 정책당국과 은행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