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역외의 강한 달러 매수세로 13개월만에 1190원대까지 급등했다.
달러·원 환율은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29.80원 오른 1195.80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190원대까지 오른 것은 지난해 8월31일 1198.10원 이후 13개월만이다.
환율은 지난 주말 동안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는 실망감에 장 초반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개장가는 14.00원 오른 1180.00원이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2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재정부실국의 디폴트 가능성을 제기하며 유로가 약세를 보인 것도 환율 상승을 자극했다.
이날 환율 급등은 외환당국이 초래한 측면도 있었다. 당국이 지난 23일 4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자 시장에서는 이날에도 개입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당국이 장초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단행한 이후 인상적인 규모의 개입을 하지 않자 우리나라 은행권이 장 막판 숏커버(매도했던 달러 재매수)에 나서면서 고점을 끌어올렸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이번주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그리스 지원관련 실사와 핀란드와 독일의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기능 확대 관련 의회 표결 등 변수가 많아 역외는 달러 매수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은행 딜러는 “환율은 오후 3시50분 기준으로 역외에서 1200원을 넘어 내일 1200원대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면서도 “당국의 행보를 점치긴 어렵지만 1200원대 사수 의지를 보여준 만큼 추가 개입을 단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3시57분 현재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환율은 유로당 0.0106달러 대린 1.3395달러로 유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