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휘트먼’ 체제 시동...신뢰 확보에 안간힘

입력 2011-09-2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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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과의 소통·실적 개선 최우선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인 미국 휴렛패커드(HP)에 멕 휘트먼 시대가 시작됐다.

휘트먼 신임 HP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직원들과의 대화에 참석하는 등 갑작스런 CEO 교체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를 진정시키는데 집중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휘트먼 CEO는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1시간동안 열린 직원과의 대화에서 “HP가 직원의 신뢰와 존경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PC 사업을 스핀오프(분리·독립)하겠다고 한 레오 아포테커 전 CEO의 결정을 지지한다면서도 다양한 길을 모색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휘트먼 CEO는 또 래이 레인 회장과 함께 경제전문 방송 CNBC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우선 과제는 3개 분기 연속 침체된 실적을 개선시키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방송에서 그는 PC 사업의 스핀오프에 대해선, “PC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 사업에도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면서 “되도록 빨리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휘트먼이 CEO 취임과 동시에 이처럼 동분서주하는 것은 자신에 대해 일고 있는 비판을 서둘러 잠재우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전임자인 아포테커가 CEO를 지낸 11개월동안 HP의 시가총액은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CEO 교체는 사실상 불가피한 것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후임자를 제대로 물색해보지도 않고 휘트먼을 즉각 기용한 것에 대해 너무 성급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

서버에서부터 소프트웨어, 데이터 스토리지, 컨설팅까지 폭넓은 사업을 다루는 HP의 수장에 휘트먼이 적임자인지에 대해서 검토해볼 시간이 필요했다는 이유에서다.

휘트먼은 지난 2008년까지 10년간 인터넷 경매사이트인 이베이 CEO를 역임했지만 컴퓨터의 하드웨어 사업이나 연간 매출 1260억달러에 달하는 HP같은 대규모 기업을 경영한 경험은 없다.

23일 뉴욕 증시에서 주가는 폭넓은 종목에 걸쳐 상승했지만 HP만 전일 대비 2.1% 내렸다.

자산운용사 뉴버거 버먼의 바스 무릭 이사는 “HP가 아포테커를 경질한 것은 만족하지만 휘트먼을 즉각 기용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HP는 IT 업계 이외의 다국적기업에서 경영에 유능한 인사를 기용해야 했다”며 HP가 휘트먼을 기용하는 데 적합한 절차를 생략한 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역시 휘트먼의 수완에 의문을 품고, HP의 신용등급 재검토에 거버넌스와 경영의 계속성을 포함할 것이라고 23일 발표했다.

앞서 S&P는 HP의 신용등급에 대해, PC 사업의 스핀오프 가능성과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HP의 레인 회장은 CEO 기용에 대해 “HP가 1년 전 적임자를 찾는 작업을 실시했을 때의 평가를 신뢰했다”며 “몇 사람의 후보자를 놓고 검토한 결과 휘트먼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휘트먼은 CEO로서 자신의 스타일을 사내에 각인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직원과의 대화에 참여한 것도 그 일환이다.

대화에 참여했던 직원들은 “휘트먼 CEO가 성실한 인상을 주어, 사람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던 전임자와는 대조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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