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환율, 피마르는 딜링룸

입력 2011-09-2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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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갔다 와보니 10월 훌쩍…미국발, 유럽발, 태국발, 온갖 '說'

시중은행 외환딜러인 김모씨는 최근 입이 바짝 마른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최근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여 한시도 모니터 앞에서 눈을 뗄 수 없기 때문이다. 즐거웠던 추석 연휴가 끝나자 마자 눈이 벌게진 건 말할 나위 없었다.

김 씨는 “화장실 갔다 온 사이에 10원 가까이 오르거나 떨어지는 일이 있다 보니 주문을 어느 장단에 맞춰 해야할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지난 19일이 꼭 이랬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은 3.50원 오른 1116.00원에 장을 시작했다. 오전 중에만 해도 지난 14일 30.50원 급등한 것처럼 급등세를 보일 줄 예상하지 못했다.

기업 고객의 선물환 매도로 달러를 사야하는 물량이 3장(3억달러) 가량 있었지만 조금 기다렸다. 오는 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내놓을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환율이 하락 반전할 수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사단은 화장실 갔다 온 뒤에 일어났다. 완만하던 환율 그래프는 가파르게 뛰었다. 달러를 사려는 사람만 있고 파는 사람이 없었다. 매수 주문을 걸어도 체결이 되지 않았다. 태국계 채권투자금이 한국을 탈출한다는 사실과 다른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실제 태국계 자금은 우리나라 채권시장에서 19일 230억원 순매수했다. 입이 바짝 마르다 못해 상사에게 “제때 매수 안해서 손해가 얼마냐”는 한소리 들을 생각까지 하니 짜증이 났다.

김씨는 “그리스가 디폴트 선언한다, 이탈리아 신용등급이 강등된다,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내놓는다 등 소문이 무성해 정확한 정보를 가려내는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에는 꼭 반대의 상황 때문에 혼란에 빠졌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오르던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그래프가 갑자기 급전직하했다.

“더 이상 달러 매수에 베팅하지 말라”는 외환당국의 경고성 달러 매도 개입 때문이었다. 8원 가까이 내린 환율 때문에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급하게 달러를 사야할지 더 내릴 것을 기다려야 할지 점치기 어려워 마우스를 던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은행 딜러들은 당국의 개입 규모를 추산하는라 바빴다. 개입 규모로 당국의 향후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누구는 10억달러 가량이라고 했지만 누군가는 20억달러 이상이라고 했다. 진실이야 한국은행만이 알겠지만 또 확인되지 않을 정보를 찾는라 김씨는 장이 끝난 뒤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정영태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문은 안 좋은 소식을 더 빠르게 전하는 특성이 있다”며 “불확실성이 크면 원인을 찾기 위해 사실과 다른 소문이 많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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