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마린보이 뒤엔 ○○금융이…

골프·피겨·수영…종목 가리지않는 금융권 스포츠 마케팅

금융권에서 스포츠 선수들을 후원하거나 고액의 광고비를 들여 CF에 등장시키는 등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포츠 선수들을 미리 발굴해 지원해 세계적인 선수로 키웠다는 후광을 통해 사회적 기업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크게 홍보할 수 있어 탄탄한 신뢰감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국민 남동생, 국민 여동생 칭호를 얻어 우리나라 국민 누구에게나 희망을 줄 수 있다는 데서 스포츠 선수 지원은 메리트가 높은 마케팅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단순하게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뿐만 아니라 재기해서 성공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 있었던 골프선수 박세리 후원을 들 수 있다.

산은금융그룹은 최근 부활하고 있는 박세리 선수에 대한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2014년까지 3년 동안 박세리를 후원하기로 했다.

산은금융그룹은 박세리가 재기에 성공할 것을 기대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산은금융그룹은 박세리가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하나 남은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컵마저 따내 아시아 선수 최초의 ‘통산 그랜드슬램’을 달성, 후원 효과가 극대화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또한 산은 청각장애 3급인 테니스 유망주 이덕희(제천동중)에 대한 지원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박세리가 과거의 파이오니어였다면 이덕희는 벌써 윔블던대회 우승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미래의 파이오니어’라는 것이다.

KB금융지주는 국민적인 성원을 받고 있는 많은 스포츠 스타에 대한 후원과 광고계약을 잡아놓은 상황이다.

우선 ‘피겨의 여왕’ 김연아 선수를 비롯해 곽민정·김해진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골프 종목에서는 양용은 한희원 양희영 정재은 안송이 선수를, 리듬체조의 손연재 선수를 각각 후원하고 있다.

김연아 선수의 경우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더불어 KB금융의 이미지 제고에 긍적적인 효과를 얻었다.

마린보이 박태환은 삼성생명과 인연을 맺고 있다. 박태환은 올초부터 삼성생명의 광고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회사가 원하던 젊고 건강한 이미지가 박태환과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박태환 이전의 삼성생명 광고모델은 가수 비였다.

삼성생명은 세계선수권 대회를 앞둔 박 선수에게 종목별 우승시 1억원, 세계신기록 수립시 1억5000만원의 포상금을 걸었다. 또 상하이 현지에 ‘태환사랑 응원단’을 파견해 박태환 선수의 선전을 응원하기도 했다.

신한지주는 프로골퍼 김경태·강성훈·송민영·한창원·김민휘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테니스 종목의 전남연 선수는 ‘신한 루키 스폰서십 프로그램 1호’로 후원하고 있다. 전 선수를 후원하고 있는 루키 스폰서십은 국내 스포츠 유망주를 발굴해 중장기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신한지주는 지난해 11월부터 ‘신한 골프 꿈나무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성장잠재 력이 높은 국내 주니어 골퍼를 선발해 훈련에 필요한 장학금을 지급하고 체력, 재활 및 심리 트레이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선진 골프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에 속해 있는 골프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에 소속돼 있는 선수들은 강경남·배상문·함영애·한민규·박은신·정혜진·김다나·이솔라·김세민 등 9명이다. 하나금융은 프로골퍼 김인경·박희영·이미람·박주영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참가하고 있는 김인경·박희영를 비롯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참가하고 있는 이미람·박주영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신인 이미림과 박주영 선수를 후원선수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스포츠 팬들이 선수들을 통해서 얻는 이미지가 그대로 기업 이미지로 이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TV, 신문광고를 통해 메인광고를 한다면 스포츠 마케팅은 기업홍보의 보조적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