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장품 ‘더 샘’ 1년만에 몰락위기

입력 2011-09-0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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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부진 시달리며 폐점 잇따라…경영부실 불구 인력만 감축 ‘비난’

“새로운 유통 ‘더샘’으로 한국화장품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고,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 이어 업계 3위로 도약하겠습니다.” 한국화장품 오너 3세인 이용준 한국화장품 대표가 기울어가는 사세를 일으키는 계기로 삼겠다며 야심차게 시작한 화장품 브랜드숍 ‘더샘’이 1년만에 몰락의 위기에 처했다.

브랜드숍을 론칭한지 1년이 지났지만 당초 목표에 훨씬 못미치는 실적을 보이는 데다, 실적부진을 이유로 직원들마저 절반가까이 내보내면서 경영실패를 직원들에게 떠넘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19일 명동 1호점을 오픈한 더샘은 현재 실적부진으로 10여개 매장이 폐점했다. 최근에는 사업부진에 견디다못한 일부 가맹점주들로부터 점포를 인수해 직영으로 운영해 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화장품의 공동 창업주 중 한 명인 고 김남용 회장의 장녀 김숙자 부회장의 장남인 이 대표는 한국화장품 단독 대표에 오른 이후 의욕적으로 부활을 추진해왔는데 대표적인 게 ‘더샘’이다. 이 대표는 더샘에 한국화장품의 50여년 역사를 집중시켜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을 것이라는 당찬 목표를 세웠다. 이 대표는 지난해 ‘더샘’ 론칭 당시 2013년 350개 매장에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직접 비전을 제시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더샘’의 실적은 초라하다. 회사측이 구체적인 매출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매장당 점포 매출액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0년 80개, 2011년 130개 매장 오픈을 계획했지만 올 8월 현재 83곳 여는 데 그쳤고 그나마 기존 매장도 매출부진으로 10여곳이 폐점한 상태다.

‘더샘’이 초기 공격적인 경영계획에도 불구하고 초라한 성적을 내는 데는 한국화장품 고유의 기업 문화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화장품은 화장품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과감한 투자나 변화에 둔감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후발업체들에 밀리면서 화장품 명가로서의 명성도 서서히 잃어 왔다.

이 대표의 경영능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퇴직 직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더샘’ 설립 후 1년간 모두 11번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투자보다는 인력감축 카드를 먼저 꺼내들었다. 한 퇴직 직원은 “회사를 설립하면서 120명 넘는 직원을 외부에서 뽑았는데 지금은 그 중 40~50명이 회사를 그만뒀다”고 전했다.

또 다른 퇴직 직원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더샘 본사도 강남에서 서린동 한국화장품 사옥으로 옮길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재벌 3세가 신규사업을 벌려 놓고는 안되니까 부실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돌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결국 브랜드숍 시장을 너무 쉽게 생각한 이 대표의 판단 실수와 초기 점포 확장에 기여하지 못한 인색한 투자가 ‘더샘’ 실패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움직임을 볼 때 아직 한국화장품이 사업을 접은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실패한 사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만약 사업을 접게 될 경우 도덕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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