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는 아직도 '휴가후유증'에 '허덕'

입력 2011-08-30 10:56 수정 2011-08-3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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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출근하기 싫고, 책상에선 꾸벅꾸벅

# 직장인 김모(30)씨의 8월은 설레임과 무기력이 공존하는 달이다. 직장인들의 유일한 낙인 ‘여름휴가’와 피하고 싶은 ‘휴가후유증’이 함께 찾아온다. 특히 휴가후유증은 김씨의 심신을 꽤나 힘들게 한다. 휴가로 인해 설랬던 기분 만큼 후유증의 정도도 크다. 후유증은 휴가가 끝난 후 월요일 출근부터 시작된다. 휴가를 마친 김씨 역시 마찬가지다. 일이 통 손에 잡히질 않는다. 눈꺼풀은 무겁고, 머릿 속엔 온갖 잡생각들로 가득하다. 이어 머리가 새하얘지며 오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휴가가 끝난 후 밀린 일이 산더미 같지만 김씨의 시간을 그렇게 하릴없이 지나간다. 문제는 이 후유증이 꽤나 오래간다는 점이다.

휴가후유증. 따로 정의된 의미는 없다. 휴가 이후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점에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을 뿐이다. 휴가가 끝나가는 시기인 8월, 특히 사회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많이 나타난다.

휴가의 기본적인 목적은 ‘휴식’이다. 그동안 과중한 업무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기 위함이다. 때문에 더운 날씨로 몸의 기능들이 현저히 떨어지는 여름에 휴가가 주어진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휴가 후유증은 아이러니한 증상이다. 휴식을 위해 떠난 휴가이지만 갔다 온 이후 오히려 몸과 마음이 더 힘들어진다. 업무 능률도 당연히 떨어진다. 휴가후유증은 이 같이 심신은 물론, 업무적으로도 직장인들을 힘들게 한다. 보통 겪는 기간은 2~3일로 짧은 편이지만 일부 직장인들은 일주일 내내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휴가후유증은 직장인들 개인이 극복해야 할 문제다. 쉬는 시간에 낮잠으로 잠을 보충하거나, 적절한 운동, 식이섬유가 풍부한 신선한 과일 및 채소 섭취도 한 방법이다. 매년 여름 직장인들을 괴롭히고 있는 휴가후유증에 대해 살펴봤다.

◇직장인 5명 중 4명 ‘휴가후유증’에 골치= 여름휴가를 끝낸 직장인 5명 중 4명은 휴가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무기력감, 업무 의욕상실, 수면장애 및 식욕감퇴 등의 증상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77.8%는 “휴가 후 직장에 복귀했으나 휴가후유증으로 일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휴가후유증을 겪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은 남녀직장인 457명이다.

모 특허정보서비스 업체에 근무 중인 직장인 이모(28)씨 역시 휴가후유증을 겪은 경우다. 최근 여름휴가로 전라도로 여행을 다녀온 그는 무기력감 및 업무에 대한 의욕상실로 고생하고 있다. 현실로 돌아와도 다시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이씨는 “이게 휴가후유증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업무가 손에 잘 잡히지 않고, 자꾸 휴가 때 생각만 난다”며 “업무 시간에도 일주일을 다시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만 하게 된다”고 말했다.

많은 직장인들은 휴가후유증으로 이씨와 같은 무기력감과 업무 의욕상실을 가장 많이 꼽았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직장인 72.9%가 ‘무기력감과 업무 의욕상실감’을 휴가후유증의 증상으로 꼽았다. 다음으론 △‘피로감과 체력부진’(65.0%) △‘수면장애’(16.2%) △‘두통/감기몸살’(9.7%) △‘피부병/눈병 등 여름철 질환’(8.3%) 등이 뒤를 이었다.

어린이집 교사로 재직 중인 최모(30)씨는 휴가 복귀 후 오히려 질병으로 고생한 경우다. 그는 휴가 복귀 이후 감기몸살로 한동안 고생했다. 심신을 재충전하려고 다녀온 여행이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줬다.

최씨는 “휴가 복귀 이후 몸살 기운이 오르더니 한동안 고생을 했다”며 “일부 선배 교사들에게 휴가 가서 병만 얻어왔다는 핀잔만 들었다”고 토로했다.

직장인들은 휴가 이후 복귀에 대한 압박감이 상당한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일부 남성 직장인들은 “과거 군대에서 100일 휴가를 마치고 복귀할 때와 기분이 비슷하다”고 얘기할 정도다. 월요일마다 무기력해지는 ‘월요병’과 비슷하지만 쉬는 기간과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후유증이 더 크다는 것.

직장인 조모(32)씨는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가 다르다는 얘기처럼, 휴가 역시 갈 때와 복귀할 때의 기분이 마치 ‘천당과 지옥’과 같다”며 “복귀에 대한 압박감이 크면 클수록 후유증도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료=잡코리아

◇‘규칙적인 생활’이 극약처방= 휴가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당초 휴가 일정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직장인들은 과거 몇 번의 휴가후유증을 경험하고 나서 출근 전 1~2일은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휴가 일정을 조정한다. 휴가 때 흐트러진 생활리듬을 다시 회사생활에 맞추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런 계획 없이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들은 생활 속에서 정상 컨디션을 찾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직장인들은 휴가 복귀 이후 기상 및 취침시간 조정을 통해 생활리듬을 되찾는다. 실제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43.4%(복수응답)은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휴가후유증을 극복하고 있다. ‘수면시간 늘리기’(41.7%)도 많은 직장인들이 극복방법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균형 잡힌 식생활도 언급했다. 이대목동병원 위암·대장암협진센터 이주호 교수는 “휴가 중 불규칙한 식생활로 인한 영양불균형은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휴가 복귀 이후 과다한 육류섭취를 자제하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해 영양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 교수는 육류와 함께 카페인이 다량 함유돼 있는 음료 섭취 및 과도한 음주도 될 수 있으면 자제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또한 적절한 운동의 병행도 휴가후유증 극복방법 중 하나다. 피곤하다고 해서 무조건 수면시간만 늘리기보다는 강도가 세지 않은 가벼운 운동으로 몸의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게 중요하다. 아침에 가벼운 맨손체조나 회사에서 매 시간마다 하는 간단한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이 교수는 “휴가 후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복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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