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고 저지 또 실패...“차라리 내성 키워야”

입력 2011-08-25 1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일본 정부가 아무리 이례적인 엔고 대응책을 내놔도 안전한 도피처를 찾는 투자자들을 막지는 못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로존의 채무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워낙 커 하루 거래 4조달러(약 4343조원)에 이르는 세계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를 유도하려면 어지간한 카드는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 정부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긴급 엔고 저지 대책도 무용지물이긴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일본 정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1000억달러(약 107조원) 규모의 엔고 대응 기금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엔화 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기업들의 환차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정부는 외환자금특별회계의 달러 자금을 활용, 일본 기업이 갖고 있는 엔화를 외화로 교환해 줌으로써 환율 안정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또 환율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시장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은 9월말까지 하루 두번씩 외화 보유 상황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파격적인 조치이긴 하지만 직접 시장 개입 등 기존 조치에 대한 무용론만 부각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에도 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하루 개입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4조6000억엔 어치의 엔화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며칠 뒤 엔화는 또다시 맹위를 떨치면서 19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75.95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3)를 결정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축소하면서 달러 매도·엔 매수 압력이 강해진 영향이다.

당국자에 의한 구두 개입도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24일 엔고 대응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외환시장 재개입 가능성을 시작했다.

하지만 노다 재무상과 정부 당국자는 이달 들어 거의 매일 이같은 말을 반복, 시장은 거의 무시하는 분위기다. 노다 재무상의 기자 회견 직후 엔화 가치는 오히려 더 올랐다.

UBS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정부가 실제로 엔고를 우려하고 있다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됐다”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은 엔고 저지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시장 동향과 함께 스위스 중앙은행인 SNB의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SNB 역시 일본처럼 자국 통화 강세로 고군분투하는 동병상련 처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SNB는 프랑 강세를 꺾기 위한 생색내기 정책보다는 시장의 유동성을 높여 제로(0)에 가까운 금리를 추진함으로써 추가 상승을 막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스위스는 프랑 강세로 타격을 입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도 설립했다.

런던 소재 RBC 캐피털마켓의 애덤 콜 수석 환율 스트래티지스터는 “일본은 스위스의 방식을 참고로 하고 있으며, 엔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엔고에 대한 내성만 키우고 있다”면서 “이것은 엔고가 지속될 것임을 인정하는 셈”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WSJ은 일본 엔과 스위스 프랑에는 안전한 자금 피난처를 찾는 자금이 계속 유입될 것이라며, 카드가 바닥난 상황에서 기업이 통화 강세와 싸우는 것을 돕는 것이 그나마 방편이라고 전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종합] 나스닥, 엔비디아 질주에 사상 첫 1만7000선 돌파…다우 0.55%↓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나스닥 고공행진에도 웃지 못한 비트코인…밈코인은 게임스탑 질주에 '나 홀로 상승' [Bit코인]
  • '대남전단 식별' 재난문자 발송…한밤중 대피 문의 속출
  • ‘사람약’ 히트 브랜드 반려동물약으로…‘댕루사·댕사돌’ 눈길
  • '기후동행카드' 150만장 팔렸는데..."가격 산정 근거 마련하라"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13:30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098,000
    • +1.31%
    • 이더리움
    • 5,358,000
    • +0.9%
    • 비트코인 캐시
    • 654,500
    • +0.77%
    • 리플
    • 731
    • +0.55%
    • 솔라나
    • 237,300
    • +3.44%
    • 에이다
    • 640
    • +1.11%
    • 이오스
    • 1,131
    • +1.07%
    • 트론
    • 155
    • +0%
    • 스텔라루멘
    • 151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600
    • +1.86%
    • 체인링크
    • 25,500
    • +2.25%
    • 샌드박스
    • 630
    • +2.4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