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매각 중단이 남긴 것

입력 2011-08-22 14:23 수정 2011-08-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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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시계제로'…불신만 더 쌓였다

예정된 시나리오였지만 매각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던 사모펀드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줬다.

한국형 헤지펀드를 만들어 해외 기업들의 인수에 나설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이중적 잣대로 해외 투자자들에게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았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19일 1개의 컨소시엄과 입찰에 참여했기 때문에 우리금융지주의 매각절차를 중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장기적인 과제로 넘어가게 됐다.

우리금융 매각 표류가 남긴 것은 금융공기업의 요원한 민영화, 밀어붙이기식 정책, 정치권의 압박, 신뢰를 잃은 국내 금융시장 정책 등의 폐해만 남기게 됐다.

금융시장의 금융당국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것은 일련의 우리금융의 매각 과정에서 너무나 잘 나타나 있다.

우리금융의 매각방식을 당초 분할 매각에서 일괄 매각으로 변경했으며 금융지주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금융지주회사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려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메가뱅크론을 주창해왔던 산은금융지주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여론과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시행령 개정은 무산됐고 금융지주사들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정치권에 휘둘려 정책을 제대로 펼 수가 없었다. 결국 MBK파트너스, 티스톤파트너스, 보고펀드 등 사모펀드 3곳만 참여하게 된 것.

여기서 금융당국은 멈추지 않고 마치 사모펀드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란 암시를 주며 무리하게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미 외환은행을 사모펀드이며 외국자본인 론스타에게 매각해 호되게 질타를 받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는 사모펀드에게 우리금융지주를 넘긴다는 것은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사모펀드에게 매각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전에 입장을 정리했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와 금융당국은 우왕좌왕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사모펀드가 우리금융을 인수할 수 있는 매각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해주지도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게 됐으며 결국 겨우 투자자 모집에 성공한 MBK파트너스를 제외하고는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꿈꿨던 우리금융 민영화는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면서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 한 전문가는 “누구나가 불을 보듯 뻔했던 우리금융 입찰 과정에서 얻은 것이라고는 우왕좌왕하는 금융당국의 정책 추진방식과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불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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