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이 재정위기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영제국의 명성을 자랑했던 영국도 위태롭다.
고용 쇼크에다 중앙은행의 경기회복 둔화 시사로 영국의 경제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2분기(4~6월) 실업률은 7.9%를 기록했다. 지난 3~5월의 7.7%에서 0.2%포인트 오른 것이다.
고용시장의 사정은 지난달 더욱 악화됐다.
7월 실업수당청구자수는 3만7000명 늘어난 156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3만1300명 증가를 뛰어넘는 것으로 2009년 5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국제노동기구(ILO) 집계에 따르면 영국의 2분기 실업자수는 전분기 대비 3만8000명 늘어난 249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의료 및 사회복지 부문의 해고로 지난해 남성보다 여성 일자리가 40% 이상 줄었다.
영국의 고용시장 악화는 유럽 재정위기 확산과 강도 높은 긴축으로 인해 경제성장이 둔화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경제는 지난 9개월 동안 거의 성장이 멈춘 상태다.
영국의 2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0.7% 성장하는데 그쳐 제로성장에 머물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네빌 힐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이 GDP 성장률을 따르고 있는 것은 영국 경제가 2차 침체에 직면하는 날이 머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통화당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꺼낼 카드가 별로 없다는 사실도 문제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위원들은 앞서 지난 4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BOE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금리를 사상 최저인 0.5%로 유지하고 있다.
8월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고심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