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주식고수]⑪‘몰빵’ 리스크 즐긴 증권왕 제럴드 로브

입력 2011-08-16 11:27 수정 2011-08-1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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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산 1만3000달러를 투자했다. 주로 단타 매매를 했다. 매수 후 2~3일만에 오르지 않으면 팔아치웠다. 평균 보유기간은 길어야 1개월을 넘지 않았다. ‘몰빵’ 원칙도 칼같이 지켰다. 한 번에 3개 이상의 종목은 거래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를 ‘이단아’라고 불렀다.

그렇게 40년의 주식 인생에서 번 돈은 3억달러다. 3만%의 수익률, 그는 ‘증권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UCLA 경영대학원은 1957년 그의 이름을 따 제럴드 로브 상(Gerald Loeb Awards)을 만들었다. 전 세계 경제 및 금융 전문 언론인을 대상으로 매년 시상되는, 가장 권위있는 상 중 하나다.

제럴드 로브(1899~1974)는 모험과 스릴을 즐겼다. 그는 “작은 수익률에 만족하며 안전하게 돈을 벌겠다는 사람은 결국 잃을 수밖에 없다”며 “적어도 연 100% 이상의 수익을 내겠다며 적극적으로 투자에 임하면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가르쳤다. 이를 위해 로브가 강조한 것은 ‘훈련’의 중요성이다. 그는 “투자란 학문이 아니라 훈련”이며 “스스로 세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을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모든 투자는 투기”라며 “유일한 차이는 어떤 이는 그것을 인정하고, 어떤 사람은 인정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를 찾는다면 “투자가 습관인 반면 투기는 충동”이라고 정리하며, 매일 실전 매매일지를 작성해 충동(투기)을 버리고 습관(투자)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

◇유동성이 활발한 대형주 골라라 = 로브는 대형 우량주라도 조금씩 움직이는 종목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유동성이 활발해야 관심을 끌 수 있고, 그래야 주가 움직임이 가파르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주된 신호는 장단기 이동평균선의 상향돌파 여부다. 이들 조건이 충족되면 상향돌파와 함께 매수한 뒤 예측대로 움직일 때만 보유했다. 매수 후 당초 예측이 빗나가면 즉시 매도했다. 때문에 그는 기술적 분석의 대가로 평가받기도 한다.

반면 소형주와 잘 모르는 주식은 철저히 제외했다. 스스로 “나는 평생 동안 잘 아는 일부 종목만 집중적으로 연구해 반복 매매했다”고 말할 만큼, 그의 관심종목은 100여 개에 불과했고 이 중에서도 극소수 종목에만 투자했다. 만약 자신이 정한 기준에 포함되는 종목이 없으면 차라리 쉬는 편을 택했다.

◇손절매가 가장 중요하다 = 로브가 한 마디로 정리한 주식투자의 성공비법은 ‘작은 이익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운 그의 원칙은 손절매다. 로브는 손절 한계를 -10%로 정하고 매수가격보다 떨어질 때는 물론, 이익이 나고 있더라도 고점보다 10% 떨어지면 무조건 팔았다.

그는 “손절매야말로 주식시장에서 하나밖에 없는 올바른 행동”이라며 “손해를 보고도 팔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브는 “가격이 떨어진 주식은 열 가운데 아홉은 버려야 한다”며 “투자가 잘못됐을 때는 이를 인정하고 재빨리 손을 빼야 그 주식에 신경쓰지 않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한다. 제럴드 로브는 니콜라스 다비스와 함께 손절매를 강조한 월스트리트 1세대 고수이기도 하다.

◇일정 비율의 현금을 항상 유지하라 = 로브는 계좌관리에도 능했다. 그의 잔고에는 늘 주식보다 현금이 많았다. 안전한 투자를 위해 “주식보유보다는 현금보유 기간이 항상 길어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었다.

계좌 관리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이익 실현 때다. 로브는 투자원금대비 100% 수익이 나면 그 돈을 따로 떼어내 보관했다. 불어난 돈 대부분을 한 계좌에 두고 덩치를 키워가는 보통의 개인투자자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는 자신의 현금보유 원칙에 대해 “위험분산 차원에서 미리미리 이익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며 “자칫 큰 충격을 받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매번 가진 돈의 전부를 투자하는 행동은 처음부터 지는 게임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충고했다.

◇유연한 대처능력 갖춰야 = 로브는 선호종목, 손절기준, 계좌관리의 세 가지 원칙만은 확고하게 지켰지만 그 외에는 유연한 대처능력을 핵심으로 보았다. 장세와 매매종목의 교체 여부는 상황에 맞게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주식전문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이들의 행동을 눈여겨보라고 추천했다.

그는 “유연성 확보가 승부를 결정짓는다”며 “때때로 돈을 빌려서 거래할 수도 있다는 유연성, 주식만 고집하지 말고 상황이 안 좋으면 실물투자를 고려하는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브는 “드물지만 이렇게 유연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반드시 돈을 벌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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