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가계지출 중 교통비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 중 교통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1분기 기준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가계의 교통비 명목 지출(원계열 기준)은 18조2404억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16조4113억원)보다 11.1% 늘어났다. 이는 전체 소비지출 증가율(6.7%)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교통비 항목에는 자동차, 이륜차 등 교통수단 구입 및 수리 비용, 연료비, 철도 및 도로교통 이용비 등 교통과 관련된 비용이 포괄적으로 포함된다.
올해 1분기 가계의 총 소비지출(153조6863억원)에서 교통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1.9%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만 비교했을 때 1996년 12.0%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올해 1분기 교통비 지출이 유독 크게 늘어난 것은 가계의 자동차 구입 및 사용이 늘어난 것과 함께 휘발유나 경유 등 연료비 물가가 급등한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실질 교통비 증가율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6.2%로 명목 증가율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명목 소비지출에 비해 실질 소비지출 상승률이 낮다는 것은 해당 제품을 사기 위해 돈을 더 썼지만 사들인 양은 오히려 줄었다는 것을 뜻한다.
교통비에 이어 가계시설 및 운영(10.1%),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지출(9.8%), 의류 및 신발(7.4%), 의료.보건(6.9%) 등이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교통비 증가율이 큰 폭 상승한 것은 가계의 자동차 구입이 늘어난 영향이 크지만 최근 연료비 물가가 많이 오른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