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8일 검찰의 특권의식과 자의적 수사관행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검찰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검찰개혁의 요지는 중수부 폐지가 아닌 특수청 신설임을 명확히 했다.
정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번 무위로 끝난 사법제도개혁특위 재가동 관련해 “이번엔 다르다. (검찰에 대한) 여론도 돌아섰고 한 발짝이라도 더 나갈 수밖에 없다”며 “견제가 필요하다. 이게 국회가 할 일이고, 사개특위의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현 가능성에 대해 “여야 가릴 것 없이 국회의원 전체가 (검찰 행태에) 열 받아 있다”며 “그냥 넘어가지도, 넘어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주성영 의원과 함께 여권 내에서 검찰개혁을 선도하고 있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인 정 의원은 지난 5일 검찰이 증인으로 채택된 수뇌부 6명 전원의 출석을 거부함은 물론 기관보고도 서면으로 대체하겠다고 하자 사상초유의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동행명령장마저 숨바꼭질 끝에 시한에 이르러 대리전달, 결국 검찰이 출석에 불응하자 그는 여야 만장일치로 이들을 고발조치했다.
이날 사건은 사개특위 재가동으로 이어졌다. 여야 원내대표가 같은 날 8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합의하면서 지난 6월 활동이 종료된 사개특위를 여야 동수로 재구성키로 한 것이다. 국회와 검찰 싸움이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 지난 5일 국조특위의 분노가 사개특위 재가동으로 이어진 느낌이다.
▲ 그게 컸다. 그날 검찰 행태를 보면서 그들의 특권의식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도대체 이게 현 우리사회 (정서)에 맞나. 대통령의 특권의식도 국민들이 싫어하는 마당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그날 검찰의 기고만장을 보면서 더 이상 이런 작태를 두고 봐선 안 된다는 게 국민여론이다.
- 검찰 개혁의 논의 초점은.
▲ 특권의식과 더불어 그간 자의적 수사를 해왔다. 괘씸한 놈은 수사해서 괴롭히고, 불편한 사람은 대충 하고, 어려운 사람은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검찰이 ‘잘했다, 잘못했다’를 떠나서 견제가 필요하다. 견제가 없기 때문에 무소불위로 치닫게 됐다. 이게 국회가 할 일이고, 사개특위의 주목적이 돼야 한다.
- 이번엔 제대로 될까. 검찰의 로비와 여론전에 휘말리지 않겠나.
▲ 이번엔 다르다. (검찰에 대한) 여론도 돌아섰고, 한 발짝이라도 더 나갈 수밖에 없다. 지난번엔 중수부 폐지를 제목으로 꺼내다보니 국회의원 자기들에 대한 수사를 막겠다는 것 아니냐 해서 여론에서 진 것이다. 중수부 폐지가 아니라 특수청 신설이 요지다. 중수부를 더 강화하고 독립적으로 구성해서 권력이나 내부 특권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게 본질이다. 이렇게 해야 오해가 안 생긴다.
- 한나라당의 의지가 박약한 것 아닌가.
▲ 이번엔 틀리다. 지금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국회의원 전체가 (검찰에) 열 받아 있다. 그냥 넘어가지도, 넘어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