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MB, 정치 잘 못한다” 작심발언 왜?

입력 2011-07-20 11:00 수정 2011-07-2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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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 본격시동… 靑 자제 속 3계파 3色 반응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19일 작심한 듯 쓴소리를 뱉어낸 데는 내년 총선 위기감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평가다. 기존의 수직적 당청 관계를 탈피, 당이 주도권을 잡고 각종 정책을 이끌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으론 당직개편 및 공천을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이 극도로 표출된 상황에서 청와대와 각을 세움으로써 내부단결을 높이고 장악력을 제고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청와대는 공식반응을 자제했다. 임기 말로 접어든 상황에서 일정 차별화는 감수해야 할뿐만 아니라 대립적 당청 관계는 국정운영 차질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박정하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홍 대표 발언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면서 “늘 그랬듯 대통령도 잘 되고, 청와대도 잘 되라고 한 말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불쾌감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 핵심참모는 “여당 대표답게 신중하고 진중하게 발언해야 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참모는 “대통령과 회동 기회도 많을 텐데 그런 얘기를 직접 전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굳이 공개석상에서 얘기할 내용도 아닐뿐더러 당대표라는 무게감을 감안할 때 직설적이고 가벼웠다는 지적이다.

친이계 역시 속은 부글부글 타들어갔다. 당청 관계의 재조명은 필요하다 하더라도 발언 수위가 너무 노골적이었다는 판단이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표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당원과 국민은 홍 대표 입을 바라보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고, 장제원 의원은 “정권을 때려서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받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친이 직계 의원은 “이러다 (대통령) 탈당 요구까지 나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입지를 위해 대통령을 치는 것이 당과 정부에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지 고민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친박계는 발언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책임을 홍 대표로 돌렸다. 자칫 당청 관계가 헝클어질 경우 보수층이 이탈,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친박계 핵심의원은 이날 “대통령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을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의원은 “야당 대표의 말인지 착각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지난 7.4 전당대회에서 그를 도왔던 영남권의 중진의원은 기자에게 “위기를 진화하고 사태를 수습할 대표가 오히려 문제를 만들고 있다”면서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황우여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쇄신파는 홍 대표의 발언을 적극 거들고 나섰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당대표로서 할 말을 했고, 앞으로도 홍 대표가 이런 자세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고, 수도권 소장파로 분류되는 정태근 의원은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의회를 존중하는 마음이 없으니 이렇게 여당 내에서도 등을 돌리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당연한 말”이라고 지지했다.

앞서 홍 대표는 당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찬강연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 잇달아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는 잘 못한다”면서 “자기 혼자 잘나고 똑똑하다고 해서 되는 시대가 아니다. 같이 가야 하는데, 나 혼자 갈 테니까 따라오라는 리더십으로는 국가를 이끌기 어렵다”고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홍 대표는 또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내각 등 대통령의 인사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한 뒤 “더 이상 일을 벌이지 말고 마무리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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