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발머리' CEO들이 변한다

입력 2011-07-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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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계기로 이방인에서 강력한 리더로

일본에서 ‘금발머리’ 최고경영자(CEO)의 이미지가 변하고 있다.

거침없는 구조 개혁으로 상징되는 기존의 ‘살벌한’ 이미지가 지난 3월 대지진을 계기로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로 바뀌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광학기기 업체인 올림푸스는 최근 마이클 우드포드 유럽사업부문 대표를 CEO에 발탁했다. 1919년 올림푸스 창립 이래 처음 맞는 외국인 CEO다.

일본 주요 대기업 중 외국인 CEO를 둔 기업은 소니(하워드 스트링거 회장 겸 사장)와 닛산자동차(카를로스 곤 회장 겸 CEO), 일본판유리(크레이그 네이어 CEO)에 이어 4곳으로 늘어났다.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곤 닛산 CEO, 스트링거 소니 CEO, 우드포드 올림푸스 CEO, 네이어 일본판유리 CEO.

FT는 우드포드의 CEO 취임이 일본에서 외국인 CEO에 대한 이미지 변신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외국인 CEO들은 일본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았지만 대지진으로 침체된 일본을 자극할 적임자로 금발머리 CEO가 뜨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외국인 CEO들은 대지진 이후 뉴스메이커로 등극했다.

곤 CEO는 지난달 기자단을 이끌고 대지진 피해를 입은 도호쿠 지역의 이와키 엔진 공장을 방문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단은 안전모와 회색 작업복 차림으로 “간바로(힘내세요)”라고 외치며, 재건을 약속하는 곤 CEO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에 바빴다.

곤 CEO는 1999년 파산 직전에 몰린 닛산에 합류해 공장 5개를 닫고 2만1000명을 해고했다. 또 부품 협찬사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저승사자 같은 이미지가 강했다.

소니의 스트링거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2005년 위기에 처한 소니 CEO로 선임돼 가전 부문에서 정규직과 일용직 1만6000명을 해고하고,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을 대거 내보내며 소니의 개혁을 이끌었다.

FT는 올림푸스가 외국인 CEO를 기용한 것은 일본 기업들이 강력한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베인앤코의 히우라 도시히코 수석 컨설턴트는 “비용 절감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면서 “기업들은 외국인 CEO들이 글로벌한 방식으로 구조 개혁에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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