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廣場에서] 親李 ‘때늦은 후회’ 원희룡의 ‘눈물’

입력 2011-07-05 11:00 수정 2011-07-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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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 모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집권여당 대표로 우뚝 선 홍준표 신임 대표 뒤로 고개를 떨군 비운의 주인공이 있었다. 원희룡 최고위원이다. 말없이 승자의 환한 웃음을 바라보던 그는 이내 대의원들 함성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개표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당대표가 유력시되던 ‘양강’이었다. 원조 소장파였던 탓에 쇄신파로부터 일제히 ‘변절’의 비난을 받았지만 친이계의 조직력을 얻기 위해 과감히 말을 바꿔 탔다. 대신 19대 총선 불출마라는 배수진으로 진정성의 의문을 털어내려 했다. 당대표에 올라 계파색을 떨쳐내고 화합을 기조로 자기정치를 하고자 했다는 게 그의 측근들 전언이다.

그런데 결과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4위였다. 맞상대였던 홍준표 후보의 당대표 등극은 일견 예견됐지만 그의 추락은 단상에 서 있던 경쟁자들도 생각지 못한 이변이었다. 특히 자신 있어 하던 선거인단 투표에서 여론조사 결과(3위)보다 못한 4위를 했다는 사실은 그를 지원한 친이계 의원들조차 의아해한 충격이었다.

친이 직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직후 기자에게 “이게 지금 처한 우리의 모습이다. 친이계는 더 이상 한나라당사(史)에서 없다”고 자괴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친이계 의원은 “오더가 먹히지 않았다. 이반된 표가 많았다”고 말했고, 한 친이계 초선 의원은 “솔직히 공천문제로 양쪽 다 기웃거렸던 이가 적지 않다. 찍혀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대의원들에 대한 통제력도 급격히 약화됐을 뿐만 아니라 개별 의원들도 대세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렸다는 얘기다.

결국 황우여 체제 출범 이후 절치부심, 권토중래를 노리던 친이계는 당권마저 비주류 연합군에 내줌으로써 당대표와 원내대표, 양날개를 모두 잃어 버렸다. 한 의원은 “철저히 박근혜 전 대표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까지 했다.

청와대와 친이계 입장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최후 보루를 잃었다는 게 가장 뼈아픈 실책이란 얘기도 곳곳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 완충역할을 하며 적절한 차별화 속에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도부가 들어서길 바랐는데 그 바람이 현실적 이해와 변화된 역학구도 앞에 처절히 무너져 내렸다는 얘기다.

그 뒤로 한 사람, 원희룡 최고위원이 이변의 당사자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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