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허물어진 관세 장벽…자동차 수출 가속페달 밟는다

입력 2011-07-01 07:04 수정 2011-07-0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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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영향] 자동차·전자·화학·기계

▲자동차 시장이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다양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수출을 기다리는 자동차들.(연합뉴스)
인구 5억의 거대시장 EU와 FTA 발효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가 분주하다. 세계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유럽 공략은 물론 국내 시장 방어를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FTA가 발효됨에 따라 수년 내 양측의 공산품 관세는 사라지고 특히 자동차에 붙는 관세도 철폐된다. 한국 유럽 모두 품질과 가격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관세 철폐 단계에 따라 희비교차 = 한-EU FTA 발효에 따라 일부 품목은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가 하면 일부 품목은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반면 수입 관세율이 8%인 자동차와 화장품 등은 우선 관세 2%만 인하되고 1년마다 2%씩 추가 인하돼 만 3년 후인 2014년 7월 1일 8%의 관세가 모두 없어진다.

관세가 모두 없어지는 2014년에는 벤츠 E클래스 300EL의 경우 6970만원에서 6453만원으로 약 520만원이 내려가고 화장품인 샤넬 수블리마지 크림(50㎖)은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내려갈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업종은 관세 철폐에 따른 국내 시장에서 EU자동차 업체들과의 경쟁 보다 수츨 측면에서 이득이 더 크다. 유럽 시장은 우리나라의 14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FTA 협정이 발효됨에 따라 관세가 철폐돼 전 세계 수요의 25%를 차지하는 EU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행 수입관세는 EU가 한국보다 2%포인트 높은 10% 수준이어서 협정에 따른 관세 철폐가 한국에 결코 불리하지 않다.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은 이에 맞춰 유럽에 수출하는 국내 생산 물량을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은 FTA 체결을 현지 판촉수단으로 활용하고 관세 인하로 얻어지는 이익을 마케팅 비용으로 돌리는 등 현지 판매 확대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경우 하반기에 출시하는 2천cc급 유럽 전략형 중형차를 해외공장이 아닌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섬유업계도 FTA가 발효되면 많은 품목의 관세가 90% 이상 철폐돼 수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지화 갖춘 전자?IT업종은 ‘시큰둥’ = 반면 전자업계는 대부분 유럽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휴대전화와 반도체 등 IT 제품의 경우 정보기술협약(ITA)으로 이미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어 직접적인 혜택은 크지 않다.

EU는 우리나라 주요 가전 가운데 TV 14%, 냉장고 1.9~2.5%, 에어컨 2.2~2.7%, 전자레인지 5% 등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1997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반도체, 휴대폰, 컴퓨터 관련부품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 전기·전자 기업은 유럽에서 판매되는 가전제품 현지 생산 체제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등 현지 생산 공장의 생산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관세보다는 물류비의 영향이 더 크다"며 "이미 현지생산이 대부분이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도 "휴대폰은 관세가 없고, 유럽으로 공급하는 TV와 일부 냉장고는 폴란드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경우 1~2%대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주로 프리미엄급 제품을 판매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폴란드 등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늘려 현지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상짓는 화학 기계업종 = 화학과 기계업종은 유럽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분야여서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전통적으로 EU는 화학산업이 강해 전 세계 화학산업 매출의 30%(2005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 30대 화학기업 가운데 바스프(BASF), 쉘(Shell), 바이에르(Bayer), 토탈(Total) 등 13개가 EU 기업이다.

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우리와 EU의 주력품목이 다소 차이가 있어 서로 시장이 넓어지는 '윈-윈'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IT제품의 내외장제 등에 쓰이는 ABS제품은 EU가 중국 다음으로 큰 수출 시장이기 때문에 수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U 교역의 대표적 적자 업종으로 꼽혀온 기계업종 역시 FTA 체결 후 무역역조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산 기계류의 대 EU 수출 규모는 연간 약 34억168만달러인 반면 수입은 49억4천822만달러에 달한다. EU는 일반기계 전체 22개 품목 가운데 식품가공기계, 종이제조기계, 농기계 등 13개 품목에서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기계 강국'이다.

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무역역조 현상이 심화될 수 있겠지만, FTA 협상 과정에서 양자의 기술력 차이를 감안해 시장개방 스케줄을 차등 적용해 완충장치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기술선진국인 EU와의 교류확대로 우리 기계산업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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